갤노트7 결함과 유사점 많아, ‘배터리 게이트’ 우려…국내 출시일 늦춰질 가능성도

그래픽=애플코리아
애플의 신작 아이폰8 시리즈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 상륙을 앞두고 내심 호재를 기대했던 이동통신사들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10일 포천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만과 일본, 캐나다, 그리스, 중국 등에서 아이폰8 시리즈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사건이 현재까지 총 6건 보고됐다. 이들 건들은 발화가 되거나 폭발하는 등의 유형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불룩하게 부풀어 사용이 어려운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애플은 앞서 6일(현지시간) 정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했지만, 조사 항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폰8의 배터리 결함이 자칫 ‘배터리 게이트’로 확산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이폰8 배터리 제조사인 ATL사가 지난해 배터리 발화로 홍역을 앓은 바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도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제조사 2곳 모두에서 결함이 발생했는데 삼성SDI 배터리에서는 오른쪽 상단 모서리의 찌그러짐이, ATL 배터리에서는 양극 탭의 돌기가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배터리 결함의 원인을 무리하게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밀어붙인 데서 찾았다. 이번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두고도 비슷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8 시리즈의 배터리 용량은 전 모델인 애플 아이폰7 시리즈보다 작다. IT 정보 매거진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8의 배터리 용량은 1821h로 아이폰7 배터리 용량인 1960h보다 7%가량 줄었다. 여기에 새로운 기능이 많이 탑재되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아직 알 수는 없으나 과도한 설계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능통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이폰8 시리즈가 판매된 양이 많지 않아서 아직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이슈가 크게 번질지는 잘 모르겠다아직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비율이 크게 높지 않아서 리콜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만약 상황이 악화해 애플이 리콜을 감행한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삼성전자 측에 뜻밖의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갤노트7 리콜 때는 통신사는 물론 유통업계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갤노트7 사용자의 교체와 상담업무를 담당하면서 고충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 리콜이 발생할 경우 유통업계보다는 상대적으로 이동통신업계에 타격을 더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통망을 직접 관리하지만, 애플은 애플코리아를 통해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거래를 한다. 통신업계에서는 만약에 대비해 아이폰8의 배터리 사건 추이를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아이폰8 시리즈는 오는 27일 국내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출시를 앞두고 배터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출시일이 미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구체적인 지침이나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만약 애플 측 조사를 통해 심각한 결함이 밝혀질 경우 결함을 고쳐 새롭게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출시 연기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시일이 연기될지 예정대로 될지는 현재로선 반반의 확률인 상황이라며 통신사로선 출시 전 제품을 꼼꼼히 살피고 유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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