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지에 따라 대화는 충분히 가능할 것”…NYT “노력하고 있다는 징후” 분석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북한과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북 대화채널을 가동 중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2~3개 정도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과 어두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면서 “중국의 중재를 통하지 않는 직접적인 자체 채널을 바탕으로 우리가 (북한의 대화 의지를) 살펴보고 있으니 계속 주시해 달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 채널을 갖고 있고, 북한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미가 막후에서 직접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그동안 얼마나 소통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은 북·미 간 말폭탄이 오가는 과열된 상황을 진정시키는 게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 파괴’ 발언과 북측의 ‘선전포고’ 주장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전체적인 상황이 다소 과열됐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멈추면 상황이 많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도 노력하고 있다는 첫 징후”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청와대 역시 이번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언급과 관련, 북미 간 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우리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 왔다”면서 “대화는 미북, 남북 등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포함해 여러 형식이 병행돼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對)북한 접촉채널 노력에 관해 긴밀하게 협의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미 국무부 대변인이 어젯밤 밝혔듯이 북한은 진지한 대화에 관한 아무런 관심을 표명해 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북핵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방문 중인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대화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