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연기됐던 드릴십 ‘ENSCO DS-10’ 반전…고성능 드릴십 시황 회복 조짐

삼성중공업이 영국 엔스코사로부터 수주한 원유 시추선 드릴십 1척을 예정보다 1년 6개월 앞당겨 인도했다. 지난 7월 드릴십 용선계약을 따낸 엔스코가 인도 연기 요청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8월 인도 예정이었다가 두 차례 인도 연기된 드릴십 ‘ENSCO DS-10’을 29일 선주사에 인도했으며, 잔금 7500만달러(약 860억원)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엔스코사는 드릴십 인도 예정일을 2019년 3월로 연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영국 엔스코사에 인도한 드릴십 ENSCO DS-10. / 사진 = 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번 드릴십 조기 인도가 고성능 드릴십 시장이 점차 되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척에 불과했던 신규 용선계약 체결 드릴십은 7월 이후 7척으로 늘었다.

특히 엔스코사는 기존 선대 중에 미사용 용선 상태의 드릴십 3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조기 인도를 요청했다. 엔스코사는 이번 용선계약에 ENSCO DS-10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한 전문가는 “시황 회복에 더해 드릴십 용선주가 용선주가 시추 성능과 운향 효율이 우수한 최신형 드릴십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2015년 8월로 예정됐던 ENSCO DS-10 인도를 두 차례나 연기했던 엔스코사가 돌연 조기 인도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ENSCO DS-10은 삼성중공업이 2013년 5월 5억2000만달러에 수주한 드릴십으로 길이 220m, 폭 38m, 높이 18m 규모로 최대 수심 1만2000피트(3.6㎞)의 해상에서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4만0000피트(12㎞)까지 시추할 수 있는 고성능 드릴십이다.

삼성중공업은 또 드릴십 ENSCO DS-10 선형을 최적화하고 트러스터(Thruster, 드릴십 선체 하부에 장착되는 추진기)의 운용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이동시 연료 소모량을 기존 드릴십 모델보다 5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엔스코사가 이번에 드릴십 연기 요청을 번복하고 조기 인도에 나선 사례와 같이 시황이 회복되면 최신형·고사양 드릴십부터 시추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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