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보다 효율 강조하며 조직문화 개선 박차…악화추세 당기순이익 되돌리기 '고민'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한 새내기 대표다. 1986년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 한 뒤 산업은행에 입사해 국제금융분야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외자산유동화부 팀장과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즈 부동산투자담당 상무, 삼정KPMG 부동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에는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전무로 취임, 이후 2011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가 올해 3월 롯데카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 투자금융(IB), 회계법인 등을 두루 경험한 금융 전문가다. 국제금융 쪽에 특히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자산개발의 오랜 대표 경험으로 부동산투자전문가로도 꼽힌다.

◇조직문화 개선에 박차…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해외사업 진출에도 역량 집중

지난 3월 롯데카드로 자리를 옮긴 이후, 조직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손자병법의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과 치열한 경쟁, 불확실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롯데카드만의 전략, 마케팅, 조직문화 등 한마디로 롯데카드의 정체성(Identity)을 구축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형식보단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장 스타일’이다. 직원들에게 “핵심만 요약해서 해결방안만 보고하라”며 정례회의를 월 1회로 줄이기도 했다. 최근 임원회의도 ‘임원 배틀 워크숍’으로 바꿨다. 임원들이 1박 2일동안 합숙하면서 각 부문의 문제를 파악해 이에 대한 해결방식을 제시하는 ‘끝장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김 대표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해외사업 진출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Hand Pay)’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및 세븐일레븐 20개 점포에 오픈해 운영 중이다. 핸드페이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결제 시 전용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바이오페이(Bio-Pay) 서비스다. 수도권 21개 롯데카드센터를 방문해 정맥 정보만 등록하면 모든 핸드페이 가맹점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다.

롯데카드는 해외 사업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롯데카드는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테크콤파이낸스 인수계약을 맺었다. 테스콤파이낸스는 신용카드, 할부금융, 개인 대출업무를 하는 회사로 베트남 은행인 테크콤뱅크의 자회사다.

이번 계약 체결로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얻게 됐다. 베트남은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이는 한편 신용카드 사용을 아직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선점할 기회인 셈이다.

아울러 베트남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의 유통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는 만큼 롯데카드로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롯데카드는 최종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1년 내 영업준비를 마무리하고, 현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고객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락추세 당기순이익은 해결 과제

김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이 매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와 합병한 롯데카드는 국내 최대의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성장했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말 1843억 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2012년 1624억원, 2013년 1462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에는 1487억원으로 잠시 회복됐지만 2015년(1342억원)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결국 2011년 18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 1000억원대로 감소하기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6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4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년 대비 증감률 부분에 있어 91.4% 감소를 기록, 주요 카드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러한 수익감소는 마케팅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된 탓이 크다. 롯데카드의 마케팅비용지출비율(마케팅비용/신용판매수익)은 지난해 기준 50%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는 가맹점수수료 등 신용판매 수익의 절반이상을 마케팅비용으로 소요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업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수익 구조 개선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 취임 이후, 롯데카드는 조직문화를 비롯해 많은 부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속도 조절도 어느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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