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실패한 1·2·4주구와 도로 건너 마주보는 위치…이미 아웃소싱 요원 활동 시작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전경 / 사진=뉴스1

  

 

총 10조원 규모의 사업권 획득에서 쓴 맛을 본 GS건설이 만 하루 만에 실패의 쓴맛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장소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다. 이곳은 지난 27일 GS건설이 수주에 실패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같은 아파트 단지이자,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반포의 또 다른 노른자 사업장이다. 이곳 역시 최근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만큼 사업성도 우수하단 평가를 받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시공사 선정 발표가 하루 지난 뒤인 지난 28일 점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원에게 ‘결정을 겸허히 존중하며 앞으로 자사가 더 발전하는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는 찻길건너에 위치한 3주구 조합원에겐 GS건설에서 고용한 아웃소싱요원들이 ‘3주구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니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의 임병용 사장이 법조계 인맥을 활용, 송사 등을 벌이며 큰 불씨로 번질 수 있다던 업계의 예측을 벗어난 행보다. 수주 공방전을 벌이며 훼손된 이미지를 쇄신하고 남은 사업장 수주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반포는 GS건설에게 그 어느 곳보다 의미있고 애착이 가는 곳이다. 2002년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를 론칭하고는 곧바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2008년 ‘반포자이’ 분양을 통해 당시 삼성물산 ‘래미안’과 견줄만한 업계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이후 강남구 청담동에서 ‘청담자이’를 시공하며 강남 한강권까지 진출해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특히 삼성물산이 수년 간 수주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강남권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1위 브랜드로 무난히 안착했다. 그 결과 최근 텃밭 반포로 돌아와 ‘신반포자이’, ‘신반포센트럴자이’ 등을 가뿐히 수주, 시공에 나섰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그동안 너무 잘난 큰형 격인 1·2·4주구에 가려져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이곳이 알짜 중의 알짜라고 평가한다. 한강조망은 어렵다는 차이를 빼고는 학군과 생활편의시설 등을 모두 1·2·4주구와 공유한다. 단지 한강 접근성만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었을 뿐 학원가는 오히려 더 접근하기 좋아 1·2·4주구보다 좀 더 젊은 층이 거주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터무니없이 올라버린 앞 단지들에 비해 합리적인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재건축 후에는 1·2·4주구의 한강 비조망 주택보다 훨씬 주거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동안은 현대산업개발 한군데서만 입찰 가능성을 공식화 했다. 조합이 다음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나면 타 대형건설사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3주구 한 조합원은 “1·2·4주구는 고령의 조합원이 대다수라 현대의 기업 이미지를 높게 산 듯 하지만, 보다 젊은층으로 구성된 3주구는 GS건설이 그동안 쌓아온 세련된 조감도와 높은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GS건설 측은 이같은 행보를 공식화하고 있진 않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입찰 참여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며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 단지는 현재 1490세대가 사는 대단지로 재건축 후에는 2091가구가 신축된다. 지난 25일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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