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필요하다는 인식 드러내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 사진=뉴스1
“현재 기준금리는 충분히 낮아서 중립금리를 하회한다.”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7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 강연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립금리는 물가에 대해 중립적인 이자율로 자연이자율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적정 금리 수준을 말할 때 쓰인다. 자연이자율이 떨어질 경우 경제 충격에 취약해져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중립금리는 2000년대 들어 선진국과 한국 모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방한한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자연이자율은 1%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와 영국, 유로지역의 가중평균 자연이자율도 약 0.2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 위원은 한국의 중립금리 하락 원인으로 잠재성장률 하락, 선진국 경제 흐름, 가계 소비성향 둔화를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경제주체들이 부채를 축소하려고 소비와 투자를 줄이며 한국 경제에 지속해서 충격을 줬다고 했다. 또 2012∼2014년 국내 주택가격이 상당폭 하락하면서 가계 소비성향이 떨어진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위원은 최근들어 실질중립금리 하락을 초래한 부정적 원인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계 소비성향 하락이 5년간 지속하며 조정이 상당 기간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 전체 아파트 가격지수도 2015년 이후 소형아파트 주도로 상승하며 예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 위원은 “소비·투자가 정상화되면 중립금리 하락 현상도 해소되면서 장기간 완화적이던 통화정책 기조도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과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는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사드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북핵 문제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 가능성이 올해 경제 흐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거시경제 모습은 낙관도 비관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승철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8일 '아시아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 국제콘퍼런스에서 "정책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6월 통화정책 완화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금리인상 깜빡이를 켰다. 이후 북핵 리스크 등이 커졌지만,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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