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업자산 축소와 함께 방만한 사업영역 정비…2분기 영업이익률 상승 '청신호'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사진= 두산건설
두산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유자산 및 계열사 지분 축소 등 ‘슬림화’에 역점을 둔 행보다.

27일 두산건설은 서울시 강동구 길동 52-2와 9필지의 토지와 건물 공유지분 39.1%를 계열사인 디엘아이 측에 매도했다. 매각대금은 총 174억원이다. 해당 의결사항은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이번 조치는 비영업자산 축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 4월 물적분할을 통해 부동산 임대사업 목적의 벨류웍스라는 회사를 신설했다. 밸류웍스를 통해 보유자산 관리, 지분매각 등을 단행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일 부동산 매각조치도 그 일환이다. 앞서 두산건설은 올해 분당토지, 창원1공장 지분 매각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이병화 전임 건축BG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가 단행됐다.

두산건설은 지난해부터 자산은 물론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정비했다. 지난해 배열회수보일러(HRSG), 화공기기(CPE) 부문을 매각했다. 지난 2010년 이후 두산메카텍 합병, 두산중공업 HRSG 사업 부문 양수, 렉스콘(레미콘 부문) 합병 등 사업영역 확대가 결국 손실증대라는 ‘독’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수년 간 적자늪에 빠졌다. 지난 2015년 건설 부문 대손상각, CPE 부문 구조조정 여파로 전년 대비 매출 22.5% 하락, 영업이익의 적자전환, 높은 부채비율, 낮은 이자보상비율에 허덕였다. 지난해 건축 BG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 했다.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94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전년말 대비 2분기 부채비율은 184.6%에서 174.56%로, 이자보상비율은 같은 기간 0.12배에서 0.65배로 개선됐다.

두산건설은 자회사 지분매각을 통해서도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26일 두산건설은 자회사로 골프장 운영 회사인 두산큐벡스 지분 19만2303주를 약 45억원(주당 2만3327원)에 두산밥캣코리아에 매도했다. 그간 두산건설은 지분 100%를 보유했던 두산큐벡스 지분을 그룹 계열사에 꾸준히 매각했다. 

사업영역 축소와 함께 두산건설은 건축, 토목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올 2분기 신규수주 실적은 토목환경, 건축 부문을 통틀어 총 1조2101억원이다. 지난 2015년말 CPE, HRSG 부문이 포함된 것과 비교해 간소화된 포트폴리오다. 사업 부문은 축소됐지만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3.3%) 대비 호전됐다.

앞으로도 두산건설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최우선 과제는 재무건전성 확보”라며 차입금 및 금융비용 감축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만기 1년 미만 금융부채가 지난해 7884억원에서 8290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재무개선에 기여한 두산중공업의 실적부진도 신용도 개선 차원에서 두산건설이 자구노력을 이어가야 할 이유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지원여력 및 지원 가능성이 이전 대비 약화된 점이 신용도 제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계열의 지원능력 및 지원가능성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데,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채무부담 가중, 사업기반 위축 가능성 등으로 지원여력 및 추가 지원가능성이 이전 대비 약화된 점이 두산건설의 신용도 제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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