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정체 등 우려 늘어난 탓…업계 1위 CGV 씨네드쉐프 등 프리미엄 상영관↑

CGV 템퍼시네마 모습. / 사진=CJ CGV

흔히 영화는 콘텐츠, 극장은 플랫폼이라 일컫는다. 이제는 극장도 콘텐츠를 채워야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시대다. 국내 연간 관객수가 정체인 상황 탓이 크다. 업계 1위라고 해서 이 우려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CJ CGV(이하 CGV)는 쉐프가 요리를 제공하는 영화관과 침대 영화관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심산이다.

27일 CGV에 따르면 이튿날 CGV용산아이파크몰에 영화관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씨네드쉐프(CINE de CHEF)’가 개장한다. CGV용산아이파크몰은 CGV압구정, 센텀시티와 함께 씨네드쉐프가 자리한 세 번째 극장이 된다.

이름 그대로 이 영화관에는 쉐프가 있다. 이곳의 레스토랑에서는 세계 명문 요리학교로 꼽히는 ‘폴 보큐즈(Paul Bocuse)’ 출신의 정호석 쉐프가 시간대별로 색다른 메뉴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말에는 팬케이크, 에그 베네딕트, 훈제 연어, 와플 등 브런치 메뉴도 판매하니 기나긴 이번 추석 연휴를 활용할 수도 있겠다. 아참, 9월 28일부터 10월 9일까지 이곳에서 영화 관람과 레스토랑 이용을 사전 예약하는 선착순 100팀에게 프랑스 와인 1병도 선물한다고 하니 기억해두시는 것도 좋겠다.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디저트를 즐기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게 CGV 측 설명이다. CGV씨네드쉐프 용산아이파크몰은 복층 구조다. 총 190여 평 규모에 90여 석의 레스토랑, 두 개의 특별관으로 구성됐다.

이른바 ‘침대 극장’도 눈길을 끈다. 씨네드쉐프는 ‘템퍼시네마(TEMPUR CINEMA)’와 소파 시트로 꾸며진 ‘살롱S(Salon S)’ 총 2개관을 운영한다. ‘템퍼시네마’는 간단한 버튼 동작으로 머리, 상체, 다리를 받치는 침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두 상영관 모두 카네기홀과 오페라 하우스에 적용된 마이어 사운드 시스템(Meyer Sound System)을 설치했다는 게 CGV 측 설명이다.

박휘중 CGV 복합화파트 부장은 “영화 보는 즐거움과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를 먹는 즐거움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상영업 점유율 1위인 CGV가 다양한 실험에 나선 건 정체 중인 업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내 연간영화 관객수는 2013년 2억명을 돌파한 후 큰 성장세 없이 수년 째 횡보하고 있다. 한국의 연간 평균 영화 관람횟수는 이미 4.2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 늘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역설적이지만 그 사이에 국내 극장 수는 늘고 있다. 또 넷플릭스 등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공세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상영업자들이 마주한 현실적 위협이다. 극장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 된 서비스로 길을 터놓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무기가 바로 콘텐츠를 채운 극장이다. 이를 대표적으로 구현한 곳이 CGV용산아이파크몰이다. 결국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성필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지난 7월 18일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나와 기자들에게 “글로벌 진출 국가에서도 현지 상황을 고려해 CGV용산아이파크몰과 같은 맞춤형 모델을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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