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 결과 따라 강남권 재건축 승부 갈릴 듯…잠실 미성·크로바 통합재건축 수주에도 영향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주공1단지. 이 곳 재건축조합은 27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 사진=뉴스1

 

 

결전의 날이 밝았다. 후보사업자 간 비방전과 각종 선물공세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반포주공1단지가 오늘 시공사업자를 선정한다.

이 사업장에 깃발을 꽂기 위해 지난 3년간 물밑작업을 펼쳐온 GS건설로선 이날 성패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 회사는 약 10년 전 인근 반포자이 수주 및 준공으로 ‘자이’를 국내 아파트 정상급 브랜드로 만들고 유지해왔다. 지난 10년간 주택사업 성과 판단기준이 됨과 동시에, 추석연휴 직후 있을 또다른 강남권 빅3 재건축 사업장의 수주 성패를 예측하는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린다. 오후 5시께 합동설명회가 끝나면 곧이어 현장 투표가 진행된다.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강남 최고의 입지에 자사 랜드마크를 세우게 된다.

GS건설은 지난 2015~2016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누적치 기준 10조4153억원을 확보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 GS건설로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특히 사업장 입지가 자사 브랜드인 자이가 그동안 랜드마크로 꼽은 단지인 반포자이가 있는 자사 텃밭 반포동이라는 점에서 GS건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남다르다.

GS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수주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또 있다. 업계에서는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잠실 미성·크로바 통합재건축과 잠원동 한신4지구를 시공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빅3 사업장으로 본다. 사업규모가 각각 1조원과 4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데다 강남권 한강변 인접지라는 입지적 우수성이 돋보여서다. 이 회사는 세 곳 모두에 입찰한 상태다. 두 곳은 각각 내달 11일과 15일 시공사를 결정하는데, 이 중 대장주 격인 반포주공1단지 사업자 선정이 중요하다.

업계는 빅3 사업장이 강남권 한강변이라는 입지적 공통점이 있는 만큼 GS건설이 반포에서 수주하면 나머지 두 사업장에서도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세 곳을 모두 수주하게 되면 4조원 어치다. 이는 1년 수주액과 맘먹거나 그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반면 실패하면 10여년 간 성공적으로 가꿔온 자이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GS건설은 경쟁사들의 공세로 수세에 몰리면서 여론몰이에서는 다소 뒤쳐지는 상황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해외수주산업의 미흡, 향후 주택시장 위축 등의 전망이 이어지면서 수주잔고를 채워둬야 한다는 판단하에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그 어느때보다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GS건설이 빅3사업장에서 현대건설(반포주공1단지), 미성·크로바(롯데건설), 한신4지구(롯데건설)과 경쟁중인데, 경쟁사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은 각각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시그니처’(가칭)을 걸고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뿐만 아니다. 경쟁사들은 사업제안서 등을 통해 최근 논란이 일었던 7000만원 이사비 지원 및 LTV(주택담보인정비율) 100% 보장 등 조합원을 현혹시킬만한 각종 제안을 했다. 이에 반해 GS건설은 조합 입장에서 눈에 띌만한 공약을 제시한 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GS건설이 자이라는 브랜드 간판만 앞세웠고 사업 제안요건이 부족하다’며 하락세로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물론 건설사들의 공약 실현여부도 장담할 수 없고 공약을 내걸었다가 파기하는 사례도 나오는 등 이른바 아무말 대잔치가 벌어지는 속에서, 그나마 현실 가능할법한 제안만 한 GS건설이 낫다는 조합원도 상당수다. 또 최근 수주를 위한 과당경쟁을 하지 않겠다며 공정경쟁을 선언한 점도 긍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다. 한 조합원은 “누구 거짓말에 속아줘야 그나마 덜 억울할까를 고민하며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시세 제공업체 관계자는 “GS건설이 재건축·재개발 강자라는 이미지는 확고하지만 ‘자이’ 브랜드 아파트가 흔해지면서 역으로 고급단지라는 이미지는 퇴색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황급입지인 반포주공1단지에서 최고 브랜드의 건재함을 과시할지 업계 모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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