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한국가계부채, 증가속도 세계 2위”…DSR 상승세도 도드라져

지난 7월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가계부채 문제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원들은 가계부채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차원 행정정책과제, 국회차원 입법과제, 법원차원 도산제도 개선과제 등을 제시했다. / 사진=뉴스1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신흥국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로 범위를 넓혀도 8위였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빨랐다. 미래 빚에 대한 상환부담도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이 펴낸 분기 보고서 중 세계 가계부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다. 이는 18개 신흥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신흥국 바깥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1위는 128.5%의 비율을 나타낸 스위스였다. 이어 호주(122%)와 덴마크(118.1%), 네덜란드(107.5%), 캐나다(100.2%)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비율은 전체 기준 8위였다. 대표적인 신흥국으로 꼽히는 인도(10.7%)와 중국(45.5%), 러시아(15.5%)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빨랐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88.4%)에 비해 4.6% 상승했다. 이는 중국(5.5%)에 이어 BIS가 자료를 집계한 주요 43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5년 전과 비교한 결과를 봐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2012년 가계부채 비율은 80.8%였다. 5년 남짓 사이에 12.2%나 늘어났다는 얘기다. 조사대상 국 중 16개 국가는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줄어들었다. 

 

1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15.8%), 노르웨이(18.8%), 스위스(10.6%), 호주(13.6%) 등 5개 국가에 불과했다. 아일랜드는 이 시간에 같은 비율이 47.9%나 줄었다.

상승폭이 시간이 갈수록 뛰어오르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2013년 12위(1.5%), 2014년 9위(1.9%), 2015년 4위(3.9%), 2016년 3위(4.7%)에 이어 올해 1분기 기준 2위까지 상승했다.

가계 부문 DSR(Debt service ratios)의 상승세도 조사대상국 중 도드라졌다. 지난 1년간 한국 가계의 DSR 상승폭은 BIS가 관련 통계를 조사한 17개국 중에 가장 컸다.

DSR는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즉 이 수치가 높을수록 미래 빚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DSR은 12.5%로 1년 전(11.8%)에 비해 0.7%가 올랐다. 이는 1999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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