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 융합시킨 스마트벨트 개발…헬스케어 발전 위해 기반 마련돼야
강성지 웰트 대표를 처음 만난 곳은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행사였다. 강 대표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벨트를 풀었다. 스마트벨트 ‘웰트(WELT)’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인상깊은 건 홍보 방식 뿐만이 아니었다. 강 대표의 행보도 색다른 편이다. 의대를 졸업한 강 대표는 의사가 아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입사를 택했다. 스타트업 웰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에서 출발한 회사다.
웰트는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스타트업이다. 헬스케어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헬스케어 기업인 동시에, IT 기업인 셈이다. 강 대표는 ‘스마트 헬스케어’와 ‘예방의학’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헬스케어는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기기에서 시작한다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국내 산업의 '확장'을 돕기 위해 창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은 IT기반 제조업에 특화돼 있다. 그러나 한 분야에 머물다보면 결국 패러다임의 변화는 늦춰지기 마련이다. 이제는 확장의 개념이 필요한 시기란다. 웰트는 IT로 헬스케어를 구현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야 변화의 한걸음을 내딛었다는 강성지 웰트 대표를 19일 서울 사당동 스마일게이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 건강을 위한 기술 만드는 웰트… ‘스마트벨트 기능 입증하겠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는 다양하다. 손목에 차는 시계 종류가 가장 많다. 강 대표는 웨어러블 시계는 스마트폰 기능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통화나 메시지 알림 기능들이 부각돼 있다는 것이다. 웰트는 헬스케어에 더 맞는 웨어러블 기기를 찾았다. 벨트는 사람 몸에 가장 밀착돼 있으면서 손쉽게 허리둘레와 걸음 수, 앉은 시간, 과식 여부를 잴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셈이다.
“스마트벨트는 사용자의 전반적인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이야기한다. 배터리도 2달 이상 지속된다. 가죽이라 착용성도 좋다. 헬스케어를 적용하기엔 착용성과 효율성 부분에서 최적화된 제품이다. 웰트는 ‘건강을 위해 기술을 더하다’는 뜻이다. 스마트벨트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개발됐다.”
스마트벨트의 주 사용층은 77년생 남자다. 건강에 관심이 많으면서 신기술에 호기심을 갖는 연령층이다. 본인이 구매하거나 가족이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구매 후 다른 헬스케어 관리 앱과 연동해서 쓰기도 한단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실제로 스마트벨트 웰트와 헬스케어 앱 눔을 함께 사용해 체중 감량 한 사용자도 있었다. 강 대표는 꾸준히 헬스케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함께 가야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웰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앞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 (국제전자제품박랍회)에도 참석했다. 만들어진 지 1년이 조금 넘은 헬스케어 제품으로선, 이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스마트벨트를 개발한 회사가 웰트밖에 없다. 또 의사와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후광도 무시할 수 없었다. 초기에 이목을 끈 이유다. 그러나 이목은 휘발성이다. 상을 받는다고 다 잘되는 건 아니다. 올해 안에 스마트벨트 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을 의학 저널에 게시하고, 10월 마지막 주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디지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할 계획이다. 스마트벨트 기능을 입증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한다.”
창업가는 계속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마주친다. 때론 운으로, 때론 노력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지난해 법인을 설립한 웰트는 고객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벨트에 대한 의견이 담긴 이메일이 24시간 온다. 고객응대(CS)는 스타트업이 스케일업(Scale-up, 신생 기업이 어느정도 규모를 키우는 시기)을 위해서 거쳐야 할 단계다. 강 대표는 제품을 발전시키 위해선 고객들의 피드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