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서비스 강화로 고객 발길 끌어…은행 업무 보고 렌터카 이용까지

/ 그래픽=조현경

‘구운 빵, 갓 지은 밥, 항공권 예약, 렌터카 예약…’

간단한 은행업무와 택배 발송이 가능하더니 이젠 밥까지 지어준다. 편의점들이 영역을 가리지 않고 생활서비스 상품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편의점이 본연의 강점을 살려 생필품 소매업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 편의점은 ‘어딜 가든지 비슷한 상품’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간혹 찐빵이나 어묵 등 계절별 이색 음식을 파는 편의점도 생겨났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매출성장 둔화와 함께 골목상권에서 브랜드별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면서 폐점율도 꽤 높았다.

그러나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편의점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들이 생활서비스 전반을 매장 안으로 입점시키면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으로 떠났던 소비자들도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편의점 각 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내놓은 생활서비스들은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단 발길을 매장 안으로 들여 놓기만 하면 매출은 일어난다는 고전 마케팅 전략이 편의점에서 벌어지고 있다.

GS25는 실시간 항공권 예약‧발권이 가능한 멀티키오스크를 지난 7월부터 도입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제휴해 항공권을 최대 5% 추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CU는 지난해 6월 신한은행과 함께 은행 업무가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해 출금과 이체, 체크카드 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도 가능한 미니 은행 서비스를 매장 안에서 제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롯데렌터카와 손잡고 자동차 장기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렌터카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정재윤 세븐일레븐 비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편의점에서도 간편하게 자동차 렌탈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활 테마형 서비스 시도와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 편의점업의 향후 전망은 맑다. 업계에 따르면 점포당 매출은 여전히 일본의 36% 수준에 불과하다. 양국의 실질구매력 GDP(국내총샌산)를 고려해도 60%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편의점은 여전히 신선식품과 PB상품이 비중이 낮다. 또 고객 생활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강화하면 편의점으로 고객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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