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단체 “출점 제한해야”… 이마트 “골목상권 뺐는거 아냐”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장으로 제기됐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그간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이 집중 포화를 맞았던 데서 이제 그 범위가 편의점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이마트24가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기존 자사 편의점 상호인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바꾸고 편의점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사업을 신세계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현재 전국 2500여개 매장을 향후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마트24에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이러한 움직임을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에 대한 정부의 영업 시간·추가 출점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편의점 키우기’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신세계 측이 공격적인 편의점 확대 전략을 펴자,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신세계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신규 출점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골목상권 장악 음모 규탄·동네슈퍼 생계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서 연합회 측은 이마트24의 신규 출점이 동네슈퍼를 죽인다며 출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이미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서 편의점이 과포화인 상황에서 이마트24가 경쟁에 가세할 경우 상권 침해가 예상된다고 우렸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3만4376개. 우리나라 인구 1491명당 편의점 1개인 수준이다. 편의점 공화국으로 불리는 일본(2226명 당 1개 점포)보다 더욱 많은 셈이다.  

  

더욱이 이마트24가 이마트 PB(자체브랜드) 제품을 파는 탓에 동네수퍼마켓의 상품 구성력이 저하되는 것도 동네슈퍼 상인들이 우려하는 대목 중 하나다. 이마트서 판매되는 PB 제품은 현재 이마트24에서도 별도 판매되고 있다. 

 

수퍼마켓연합회 관계자는 “사실 골목상권 침탈 문제가 이마트24에만 국한된 건 아니지만 이미 골목상권은 망가질대로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소매유통업 시장은 임계점에 와있다”면서 “편의점도 과당 경쟁인 상황에서 이마트24 매장이 5000개까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동네 수퍼마켓이 문을 닫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이마트24에서는 이마트의 자체 제작 상품을 판매한다. 소비자들이 이들 제품을 원할 경우에 동네 소매점에서는 이를 팔 수 없다”면서 “상품 구성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더욱 어려워 지게 된다”고도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 등 편의점 업계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과는 달리 운영 주체가 이미 소상공인이다. 기업은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뿐”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주체는 대기업이지만, 편의점은 이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마트24 관계자도 “이마트24의 경쟁상대는 골목상권, 중소상인이 아니다. 실제로 점포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바로 개인사업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마트24가 경쟁하려고 하는 대상은 CU·GS25·세븐일레븐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라면서 “창업을 희망하시는 개인 사업자들을 위해 저비용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편의점이다. 중소상인, 골목상권 침해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골목상권 장악 음모 규탄·동네슈퍼 생계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 사진=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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