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개인 직거래 물량 노림수…공인 인증 서비스 앞세워 시장 공략

새로운 사업자들이 새로운 전략을 들고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중고차 시장이 꾸준히 세를 늘려온 탓이다. 온라인 플랫폼, 중고차 공인 인증 사업 등 새로이 등장하는 사업 형태는 다시금 시장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중고차 시장 확장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로버트보쉬코리아는 최근 중고차 공인 인증 서비스인 차검사서비스를 시작했다. 표준화된 공정 기반의 공인 인증과 함께 공정한 중고차 가격 산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장한평중고차매매단지. / 사진=뉴스1

김철우 로버트보쉬코리아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사업본부장은 개인 간 중고차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고차 인증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껏 매매사이트나 딜러들에 의존했던 중고차 매매 형태에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활성화는 전체 중고차 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렌터카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진입

 

SK엔카는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중고차사업에 뛰어들며 중고차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는 시장 점유율이 1~2%에 불과하다. SK엔카를 통해 중고차 매매는 연간 68000대 가량이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고차 매매는 370만대에 달했다.

 

이후 다른 렌터카 업체들이 틈을 노리고 중고차 시장에 끼어들었다. 기존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차량과 인프라를 통한 사업 연계를 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렌털 계약이 끝난 차량들은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렌터카 업체들이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큰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2013AJ렌터카는 AJ셀카 사업을 시작하며 중고차 매매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렌터카 업체 1위 롯테렌터카는 2015KT렌탈을 12000억원에 사들이며 당시 KT렌탈이 보유하고 있던 중고차 매매와 경매 사업을 가져왔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도 역시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등이 자체 인증 서비스를 도입해 중고차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 같은 경우는 평균 차량 연령이 9.7이라며 차량은 오래됐으나 여전히 튼튼하고 버리기는 아깝기 때문에 200~300만원 웃돈을 더 주고 중고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뢰성 무기로 개인 간 직거래 시장 노린 보쉬

 

중고차 시장이 커지며 개인 직거래 물량도 함께 늘어났다. 교통안전공단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시장에서 개인 직거래 물량은 136만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36% 비중을 차지했다. 2014127만대, 2015132만대로 개인 간 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개인 간 직거래는 딜러나 매매사이트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 절감 효과가 크다. 중고차 업체 딜러들은 매물을 관리하고 중고차 상태를 자체 인증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지금껏 차량을 사고파는 사람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인증 시스템 부재가 시장 확장 억제 요소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보쉬의 이번 자동차 인증 사업이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 시장은 여전히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공정하고 분석적인 인증 시스템이 없어 시장 확장에 애를 먹어왔다이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 공정한 가격 산정과 인증 시스템이라는 신뢰성을 무기로 한 영업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앞으로 투명한 거래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향후 몇 년 안에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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