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 반신반의…·유커 급감에 장기 연휴 부작용 우려도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코리아세일페스타’(9월28일~10월31 개최)가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과 비교해 부쩍 길어진 추석 황금연휴(9월30일~10월10일)와 맞물리면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는 일단 올해 2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내수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앞두고 소비자 서포터즈와 감시단, 소비자센터(콜센터) 등 운영을 시작했다. “국민 축제로 만들겠다”며 시작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내수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큰 모양새다.

 

하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전망하는 유통업계의 시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내국인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성공요인으로 꼽혔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실제 중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가시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9월20일~10월31일 ) 동안 내수 활성화의 주역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단체관광객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한 ‘큰 손’은 중국관광객, 유커(遊客)였다.

당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유통망) 매출은 각 8.8%, 0.5% 올랐다. 당시 정부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로 국내총생산(GDP) 0.13% 상승 효과도 있었다. 주요 참여업체 매출은 8조7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문난 잔치가 맞았다.

하지만 사드 이슈가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이후, 분위기가 꺾였다. 중국정부가 지난 3월 자국민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금지하며 유커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25만29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객 수(381만6756명)와 비교하면 41.0% 줄었다. 소문은 났으나 잔뜩 차려놓은 음식을 먹어 줄 사람이 없는 잔치로 전락한 셈이다. 
 

특히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온라인 채널보다는 오프라인 채널 중심이다. 가뜩이나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 채널은 대규모 이벤트를 앞두고도 우울한 상황에 직면했다. 오히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들 뜬 기색 없이 평소와 같은 모습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평소 특가로 물건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오프라인 유통 업계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업계에서 기대하는 건 사드 이슈가 해소되는 것 뿐”이라면서 “3월 이후 상황이 나아진 것이 없다. 기대도 못하는 상황이지 않나. 이번 행사로 과연 지난해만큼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유커들의 발길을 돌린 사드 배치 이슈도 진화하기는 커녕 더욱 악화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7일 추가 배치가 완료된 사드 발사대 4기에 대해 중국 정부 반발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길어진 연휴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들이 늘어 오히려 내국인 소비에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들은 외국으로 많이 나가고, 중국인 관광객이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바라보고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적어보여서 전반적으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거는 기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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