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현대는 인근 대형 사업장 올인에 눈 돌릴 여력 없어…현대산업개발만 홀로 기웃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주공1단지 3지구 모습 / 사진=뉴스1

  

1인당 7만원이 넘는 고급 한정식 점심식사, 냄비 등 주방용품 셋트, 화장품 셋트, 과일바구니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단지 조합원은 선물 풍년을 맞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지인으로부터 받는 게 아니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대형건설사의 뜨거운 애정공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동 재건축 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건설사 직원이 허구헌날 낮이고 밤이고 벨누르며 선물을 주고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같은 반포 1급지임에도 건설사의 이런 구애 대상에서 빗겨나 '찬밥 신세(?)'인 사업장이 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원들이다. 반포1단지 아파트는 신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한강변에는 1·2·4주구가, 반포천에는 3주구가 접해 있는데 이 둘은 지금은 같은 아파트 단지임에도 두 개의 별개 사업으로 쪼개지면서 운명도 달라졌다. 1·2·4주구는 단군이래 최대규모 정비사업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조합원들이 귀빈대접을 받지만, 3주구는 1·2·4주구보다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먼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 경쟁을 느낄 수 없다. 그저 현대산업개발만 기웃거리는 정도다. 


3주구 역시 현재 1490세대가 사는 대단지인데다 재건축 후에는 2091가구나 신축되는 대규모 정비사업장이다. 조합은 오는 15일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면 곧바로 건설사 상대로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것을 일정으로 잡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이다. 이후 연내에 관리처분인가까지 신청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을 목표로 한다. 입지도 뛰어나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반포초·반포중·세화고가 주변에 있어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학원가는 1·2·4주구 보다 접근성이 더 낫다는 평가다. 한강뷰는 아니지만 한강과 단지를 연결하는 다리와 보행통로를 만들면서 한강 접근성도 좋아진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드문 이유는 타 사업장 올인전략 때문이다. 현재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이번 주말인 9일로 예정된 신반포15차아파트 수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두 건설사는 국내 최정상급 전문가와의 협업은 물론 호텔급 아파트를 짓겠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반포1단지 1·2·4주구에 사운을 걸고 있다. 그러다보니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3주구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3주구 조합 관계자는 “이번달에 인근 사업장 시공사 선정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잡히다보니 건설사들이 여력이 없는 듯 하다”며 “현재 다른 사업장 수주 참여를 하지 않고있는 현대산업개발만이 우리 단지에 관심을 두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주구 조합원들은 GS건설이든 현대건설이든, 바로 옆 1·2·4주구 시공사로 선정된 사업자가 3주구까지 맡아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단지는 달라지더라도 하나의 고급 브랜드타운을 형성하는 게 구색이 좋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1·2·4주구 입찰에 참여한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출혈경쟁을 펼치면서 둘중 하나가 수주를 하더라도 총 사업비용만 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력과 인력을 감안할 경우 3주구까지 입찰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후분양제 도입을 시공권 획득 공약으로 내걸면서 금융비용 등 부담이 건설사들의 당초 계획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오히려 경쟁에서 탈락한 시공사가 패자부활전처럼 3지구 입찰을 검토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3지구도 반포 최고의 황금입지인데 너무 쟁쟁한 사업장들과 시공사 선정일정이 유사하게 잡히면서 다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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