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 두루 거칫 첫 민간출신으로 금융권 소통 기대…"피감기관 출신으로 감독 기능 약화" 걱정도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사진). / 사진=뉴스1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가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권의 이러한 반응은 최 내정자가 첫 민간출신 금감원장으로서 얼마 전까지 차기 금감원장으로 유력시됐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상반되는 경력을 갖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금융경력을 갖추지 않아 금융권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반면 최 내정자 금융경력에 대해선 금융권은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피감기관에 몸 담은 전력에 대해선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대표가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선 "비관료 출신인 데다 금융 전문가다 보니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강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출신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분야를 두로 경험한 민간 출신이라는 점은 아무래도 금융사와소통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 관리 관계자는 "금감원의 금융사 조사가 불필요할 정도로 많았다"며 "업무에 지장이 될 정도였다. 지금에 와서 업계와 학계, 법조계 등 외부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혁신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져 문제가 됐던 검사 효율성 문제까지도 다룬다고 한다. 이는 금융권과의 소통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최대표의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는 최 대표의 내정과 관련 "최 내정자는 폭넓은 연구 실적과 실무 경험, 높은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애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차기 금감원장에 유력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금융권과 참여연대 등에서 최 총장의 금융 전문성 부족과 금융사와의 소통에서 우려가 제기되면서 최 내정자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내정자에 대하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감원 노조는 최 대표 내정을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6일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항의했다. 노조는 이어 "금감원이 금융위와 동등하고 조화로운 업무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최 내정자가 오면) 금감원장은 금융위 허수아비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참여연대는 7일 논평에서 최 내정자에 대해 "비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치 금융을 청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몇 년 전까지 피감기관인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은 금융업 이해라는 장점보다 금융감독기구 자율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2008년 금융위와 분리된 뒤 금융관료 출신들이 원자을 독차지해왔다. 최 내정자는 경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릴대학서 경영학박사와 파리도핀대학에서 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사), 금융연구원장, 연세대 경영대 교수 등 학계에서 활동했다. 금융 실무 경험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2010년), 하나금융지주 사장(2012~2014년) 재직 경험이 있다. 2015년엔 서울시향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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