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와 모그룹 수익성 개선으로 공사물량 확보 가능

포스코 광양제철소 / 사진= 포스코
철강업계의 철근값 인상행렬에도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받을 피해는 다른 건설사에 비해 미미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철근값 인상으로 인한 현대제철의 설비투자 확대로 인해 현대건설이 받을 반사이익, 베트남 법인에서 수입하는 베트남산 철근과 국내 철근과의 가격격차(스프레드)로 인해 포스코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포스코건설이 받을 이익이 주된 근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7대 제강사의 톤(t)당 철근가격은 최근 64만원에서 64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강사가 철근가격 가격인상을 단행한 결과다. 지난 1, 2분기 낮은 철근가격에 따른 기저효과, 철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이 주된 원인이다. 4분기 추가 가격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철근은 건설업계의 건설공사에서 기초건자재 역할을 한다. 건설공사 실시 이후 6개월 간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최근 분양시장 호황으로 인한 아파트 공사 증가로 건설업계의 철근수요량이 늘었다. 그만큼 제강사의 철근가격 인상행렬은 건설업계에게 공사투입원가 증가로 이어진다. 혹서기, 장마철 미뤘던 공사일정을 재개할 계획인 건설업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철근가격 인상이 모든 건설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만은 아니다. 제강사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건설사에게 되레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제철과 같은 그룹사에 속한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제철과 같이 현대차그룹 내 속한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설비증축 등에 참여해 공사수익을 얻는다. 지난 2013년엔 이를 통한 수익이 당해 현대건설 매출액의 5%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대제철에서 얻은 수익이 현대건설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해당 비중은 지난 2013년 5.1%로 고점을 찍은 뒤 2014년 1.6%, 2015년 1.6%, 2016년 0.9%, 올해 2분기 0.1%로 2%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철근공급 과잉으로 제강업계가 설비투자를 자제한 분위기가 작용했다.

다만 이번 현대제철의 철근가격 인상으로 비중이 증가추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의 경우 철근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했다.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높은 인상폭이다. 수익성 개선을 점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측이 올해와 내년 철강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박현욱 현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대형 철강업체들 대비 현대제철이 저평가되어 있는데 이번 철근가격 인상을 계기로 그 차이가 축소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강사인 포스코그룹에 속한 포스코건설도 철근가격 인상으로 인한 호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직접적으로 국내시장에 철근을 공급하고 있지 않다. 다만 베트남법인에서 수입한 철근을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산 철근 대비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국내산 철근가격 인상으로 수입산과의 가격차이가 확대되면 포스코건설에 더 큰 이득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가격 격차확대는 포스코에도 유리하다. 계열사에 베트남산 철근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가격차이만큼 포스코 측이 얻을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거꾸로 포스코건설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3년간 포스코 발주물량이 포스코건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12.35%, 지난 2015년 7.6%, 지난 2016년 5.64%로 감소하고 있다. 채산성 높은 그룹물량이 감소하면서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건설 재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포스코가 올초 비철강 계열사 지원확대를 공언한 상황에서 포스코 수익개선이 포스코건설에도 호재인 대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초부터 적자계열사 살리기를 공언했다. 포스코 재무가 개선되면 포스코건설이 받을 혜택도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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