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건설사 33개 현장서 고전…삼성엔지니어링, 17곳 '최다'

표= 조현경 디자이너
유가시장에 상장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공기지연으로 고전하고 있다. 공정률 부진, 공기연장, 준공 뒤 발주처와 이견으로 대금수납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해당 공사현장이 1년 매출액의 5%에 육박하기에 건설사 입장에서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 대형 건설사(도급순위 15위권 내) 중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총 5곳(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이들 건설사가 진행하는 해외 프로젝트 중 올 2분기 기준 지난해말 대비 공기지연이 발생하는 현장은 총 32곳이다. 

공기지연은 다양한 사유로 발생한다. 해당 기간 공정률 저하, 준공일 연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자연재해, 자재수급난과 물가상승 등의 외부요인, 설계변경, 발주처와의 이견 등이 공기지연을 부른다. 공기지연은 미청구공사액과 공사미수금 증가로 장기적으로 건설사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32개 공사현장은 개별 공사현장 규모가 지난해 업체 매출액의 5% 이상인 만큼 손실 발생시 업체의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건설사별로 공기지연 해외 현장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총 17곳의 해외 현장에서 공사 진행이 더디다. 특히 총 13곳의 현장은 준공기일이 지났음에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해당 현장에서 발생한 삼성엔지니어링의 미청구공사액, 공사미수금 총액은 2분기 기준 8040억원에 이른다. 이는 2분기 이 회사의 전체 미청구공사액, 공사미수금 총액 2조3000억원의 34.92%에 달한다.

과거 무리한 수주확대 전략이 삼성엔지니어링의 발목을 잡은 상황이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수주전에 공격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2012년에는 수주잔고가 13조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현장까지 무리하게 회사가 떠앉았다는 분석이 업계 차원에서 제기된 바 있다. 공기지연 현장의 70%(2009년~2012년)가 이 기간 수주했던 프로젝트다. 

그밖에 업체별로 대우건설 6개, GS건설은 5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각각 2개 순으로 공기지연 현장이 분포했다. 2분기 기준 해당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 공사미수금 총액은 삼성엔지니어링은 8040억원, GS건설 2055억원, 대우건설 1676억원, 삼성물산 1602억원, 현대건설 110억원 순으로 높았다. 전년말과 비교해 총액 변동폭은 삼성물산은 +1602억원, GS건설 –191억원, 현대건설 –305억원, 대우건설 –982억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29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공기지연 현장 중 추가원가를 발생시킨 현장도 눈에 띈다. GS건설은 쿠웨이트 WARA 프로젝트,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진행과정서 추가원가를 부담한 바 있다. 해당 공사현장의 존공이 지연된 결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현장은 공기지연이 자주 발생한다. 문화, 외부환경이 국내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돌발변수도 국내 현장보다 더 많이 돌출된다”며 “특히 진행률이 적용되는 대형 현장의 경우 현장유지에 따른 추가원가 발생, 미청구공사 등의 발생으로 건설사에 더 부담이 된다. 추가원가분의 경우 대금을 받으려는 건설사와 발주처 간 줄다리기도 골치 아픈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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