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노조 '낙하산 저지 찬반투표' 실시…내부 관계자 "영업점별 찬성·반대 파악, 자유 투표 곤란"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낙하산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은행 노조가 5일 '외부 낙하산 저지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적으로 노조가 각 분회에 찬성 투표를 강요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BNK부산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같은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후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한 차례 더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투표는 각 분회 부실점과 각 분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이뤄진다. 
 
투표 안건은 총 4가지다. △자격없는 외부 낙하산 인사의 BNK입성 반대 △9월8일 새로운 지주회장 최종 무위 추천 △상기 요구사항 무시할 시 총파업 실시에 대한 가부 △총파업 실시에 따른 세부절차에 대한 집행부 위임 여부 등이다. 

BNK부산은행 노조가 5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외부 낙하산 저지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이런 투표 방식을 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BNK금융 내부 관계자는 "4개 항목을 동시에 묶어서 하는 이런 투표는 처음 본다"며 "내부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 결과를 6일 오전 9시까지 노조에 보고하기 위해 투표가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런 분위기에서 찬성 투표하라는 압박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노조 관계자가) 각 분회에 전화에서 분회장 대의원에 찬성을 찍으라고 하고 있다"며 "찬성 투표 강요에 선량한 직원이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부 관계자 고발에 따르면 부산은행 한 지점에선 조합원 3명만이 투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자가 있어서 투표 참여자가 적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투표자가 적어) 찬성 2명, 반대 1명으로 파악이 된다. 노조에서 각 영업점별로 찬성, 반대 숫자를 기재해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 분회장, 대의원 등 노조 간부들은 자유로운 투표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박광일 부산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투표 독려 차원이었지 찬성을 하라는 이유에서 전화하지 않았다"라며 "(4가지 안을 올리는 방식의) 찬반 투표는 예전부터 해오는 방식이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이번 노조 찬반투표 결과 산출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분회에서 개표 결과(투표 조합원 수, 기권 조합원 수, 찬성·반대·무효 표 등)를 종합해 부산은행 노조에 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표 조작이 일어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표 개표를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하지 않고 각 분회에서 미리 투표 개표를 실시해 상식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 노조위원장은 "이전부터 해오던 방식이었고 투표 용지도 차후 다 모아서 확인한다"며 "투표 결과가 빨리 나와야 하기 때문에 취한 방법이다. 반대 투표를 했다고 보복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BNK금융지주는 현재 차기 회장을 내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7일과 21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8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임추위 내부에선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권한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두고 지지가 반으로 나뉘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은행 노조는 김 전 부회장을 낙하산 인사로 지목, 반대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김 전 부회장 측은 "BNK금융이 외부 공모를 실시해 회장 후보자를 모집한 만큼 외부자에 대해 낙하산이라고 배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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