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확대위' 후보 선임 절차에 문제 지적…"1주일새 후보군 압축, 상식적이지 않다"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 국민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 규탄 및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KB국민은행 노조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차기 회장 후보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의 KB금융 회장 후보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며 향후 KB금융 회장 인선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윤종규 회장의 차기 회장 후보 사퇴와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지부는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영휘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1일 윤 회장을 포함한 23인의 후보군(Long List)을 보고받았다. 이후 8일에 회의를 개최하고 후보군 평가와 압축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아무런 사전 예고없이 금감원 검사가 시작된 주말에 기습적으로 확대위원회를 개최했다"며 "1주일만에 사실상 모든 절차를 완료한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노조는 확대위 개최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윤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던 2014년 9월 당시 회장추천위원회는 100여명 전체 후보군에 대한 압축 절차와 채점 방법, 후보 자격 기준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 후보 동의 하에 압축후보군 명단을 공개, 주주·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회추위 간담회를 통해 수렴할 계획까지 밝혔다. 이번엔 이러한 절차가 없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가 지난 7월 초 87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원 보상과 노동조합 활동 존중문항에서 각각 64.8%와 60.3%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윤 회장이 직원 의사보단 사외이사 의견만 존중, 확대위를 통해 연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조는 경영승계 계획 수립과 변경, 계열사 대표이사 등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 수립 및 변경을 하는 상시위원회에서 윤 회장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윤 회장이 연임을 원할 경우 경쟁 룰과 경쟁자 선임, 후계자 지목에 직접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장 후보자군 선정시에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윤종규 회장과 이홍 비상임이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 3인만이 결의에 참여함으로써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 경영승계규정에는 회장 임기만료 최소 2개월 전에 승계절차를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다.그 기간에 맞춰 일정이 진행된 것"이라며 "회장 후보군 결정도 반기보고서를 통해 미리 공시했다. 후보자군 확정시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내부 이사진은 배제하고 있어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회장선임 절차의 불공정성을 전하기로 했다. 5일 국회 정론관에선 기자회견을 열고 '날치기 회장선임절차 중단 및 지배구조 개선 주주제안 추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전 임직원 대상 '윤종규 회장의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박홍배 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모든 문제의 책임은 윤 회장 본인에게 있다. 해결도 본인만이 할 수 있다"며 "스스로 차기 회장후보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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