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흥국·KDB생명…지점통폐합·직원감축 등 영업 축소 이어져

중소형 생보사들이 실적이 악화하면서 희망퇴직 등을 감행,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의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영업 환경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강행하면서 노사간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가 내줘야 할 부채를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서 중소 보험사들의 부채 증가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인력 축소와 독립대리점(GA) 영업중단, 지점 통폐합 등을 진행하고 있다. 5년간 이어진 적자에 지급여력비율(RBC)도 간신히 금융감독원 기준을 맞추고 있지만 이 비율 또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이후 계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RBC비율은 권고치인 150%에 그쳤다. 보험업 감독 규정상 금감원은 RBC 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을 보험사에 적용한다.

현대라이프는 경영 개선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지점 통폐합에 이어 희망퇴직을 단행할 계획이다. 올해 기존 74개의 점포에서 약 30여개 지점을 줄였다. 여기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450여명 임직원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 현대라이프는 보험업계 최초로 GA 채널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현대라이프가 개인영업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라이프는 5년 간 적자 경영을 하며 2200억원 누적 적자가 쌓여있다.

흥국생명도 인력감축과 성과연봉제를 진행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흥국생명 노조가 조병익 흥국생명보험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노조는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면서 노조 임시총회를 방해하고 사내전산망 노조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직원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흥국생명은 지난 4월 지점을 통폐합했다. 58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현재 80여곳이 남아 있다. 흥국생명 RBC비율은 지난해 말 145.4%에서 6월말 162.2%로 개선됐다. 권고치에 못 미치면서 올해 상반기에 시중은행에서 흥국생명 보험 상품을 팔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KDB생명은 200여명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경영악화를 겪자 비상경영체제를 갖추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진행, 노조의 반발을 샀다. KDB생명의 6월 말 RBC비율은 128.4%다. 권고수준 150%를 여전히 밑돌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 생보사마다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를 작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 감축이 영업 환경 악화를 심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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