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추더라도 사업추진 속도 내는게 실익" 판단…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낮지는 않을 듯

 

삼성물산이 다음달 초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예정인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조감도 / 사진=삼성물산

강남 분양시장에서 8·2 부동산 대책 여파가 거세다. 대책 발표이후 마수걸이 분양인 GS건설 ‘신반포센트럴자이’가 당초 업계 예상보다 평균분양가를 대폭 인하한데 이어 다음주자인 삼성물산도 조합 측과 가격조정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물산과 개포시영 조합 측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화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분양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해 정부가 예고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서는 빠지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들이 분양승인 획득 및 견본주택 개관 목표로 잡은 것은 다음달 8일이다.


31일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곧 부활할 것으로 보이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사와 개포시영 조합은 다음달 8일까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과 관할구청인 강남구청의 분양승인을 획득하고 견본주택을 열어야만 이런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9월 중 일반분양 일정을 실기하면 10월로 연기되는 순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것으로 판단해 다음달 초 분양을 목표로 시공사와 조합이 밤낮없이 매진중”이라고 말했다.

관심사항은 분양가다. 시공사와 조합 측은 사회적 이슈화를 피하는 차원에서 당초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가격을 낮추자는데 합의하고 당초 목표가보다 분양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를 소폭 낮추더라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게 실익이 될 것이란 계산에서다. 대신 GS건설의 신반포센트럴자이 수준의 대폭 할인은 아니다. GS건설의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인근서 분양한 사업장의 평균분양가를 넘지 못한다는 HUG의 분양보증 기준에 따라 약 8개월 전 인근서 분양한 3.3㎡ 당 4250만원과 동일하게 잡았다. 당초 시장이 4700만원까지 예상했던 것과 견주어보면 전용 84㎡ 유니트 기준으로는 분양가가 1억5000만원 가량 저렴해진 셈이다.

반면 삼성물산과 개포시영 조합은 과거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의 분양가보다 높게 가격을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인근에서 가장 최근에 분양한 사업장은 지난해 8월 분양한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3.3㎡ 당 4137만원)로 견주어봤을 때, 3.3㎡ 당 41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인하로 문턱이 낮아지면서 실수요 목적의 청약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8·2 부동산 대책 발표를 비롯한 잇딴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방안으로 강남권 분양가격은 잡히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도 있다. 건설사들이 공사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의 눈길이나 손길을 피할 수 있는 각종 옵션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잡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시세라는게 있는데 분양가를 억지로 눌러놓으면 조합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많은 부분을 옵션으로 빼는 형식의 깡통아파트를 분양한 뒤 각종 옵션비용을 높게 잡을 수 있다”며 “꼼꼼한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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