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통폐합·희망퇴직으로 직원들에 책임 전가…이사회에 보험업 경력 없는 인사들 대거 포진

현대라이프가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희망퇴직, 지점 통폐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사진=시시저널e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악화에 사외이사를 포함한 현대라이프 이사회의 경영책임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대라이프가 5년 연속 적자 끝에 결국 대규모 점포 통폐합,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자 경영진이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들에 전가한다며 나온 지적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가 지난 5월말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서 밝힌 현대라이프 이사 숫자는 총 11명이다. 정태영 기타비상무이사가 지난해 3월 23일 취임하며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재원 대표이사가 올해 1월 6일 취임했다. 그 외에도 백연웅 사내이사가 2015년 3월 20일부터 임원으로 있었고 진준반 기타비상무이사(2015년 12월 4일 취임), 허운청 기타비상무이사(2015년 12월 4일 취임)이 임원으로 활동해왔다.

 

이 중 정태영 이사는 생명보험업계 경력이 없고 백연웅 본부장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경력이 전부다. 이재원 대표이사는 ING 부사장 경력이 있다. 나머지 진준반, 허운청 이사는 현역으로 각각 푸본생명 대표이사, 본부장을 맡고 있다. 임원이 두 회사에 몸 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라이프 사외이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현대라이프 사외이사는 총 6명이다. 생명보험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4명), 교보생명(4명), 한화생명(4명) 보다 더 많은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 명단을 보면 올해 3명의 사외이사가 새로 영입됐다. 김중회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은행·비은행담당 부원장을 지낸 바 있다. KB금융지주 사장, KB자산운용 부회장도 역임했다. 올해 3월 28일 취임했다. 다만 김 사외이사 경력은 은행에 집중돼 있을 뿐 생보업계 관련 경력은 보이지 않는다.

상원종 사외이사는 현재 국회입법지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상문학원(상문고) 이사장이기도 하다. 한국입법연구원 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마찬가지로 생보업계 경력은 전무하다. 조병진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다. 금융감독원 생명보험서비스국장, 보험연수원장을 역임했다.

이 3명은 올해 3월 28일 취임했다. 이 중 생보업계 경력을 가진 사외이사는 조병진 고문 밖에 없다.

나머지 사외이사 세 명은 로버트존 와일리, 장과군, 진철굉 사외이사다. 모두 2015년 12월 4일 취임했다. 로버트존 와일리 사외이사는 한국ING생명 CEO, 홍콩, 마카오 ING생명 CEO, 대만 ING생명 CEO를 역임했다.

장과군(長果軍) 사외이사는 Storm Media Group 회장이다. 푸본증권 회장, 푸본금융지주 상임고문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아시아 대만 지점장을 역임했다.

진철굉(陳哲宏) 사외이사는 중국M&A협회 공인거래전문가로 알려져있다. 대문 쑤저우 로스쿨 강사, 세계지적재선권기구 중재인을 지냈다.

이들은 푸본생명에서 추천한 인사다. 보험업 경력은 로버트존 와일리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장과군 사외이사는 금융분야에 정통했고 진철굉 사외이사는 법률 전문가다. 지적재산권, 라이센스 등 국제 협상, 분쟁해결 경험이 많다. 보험과는 거리가 멀다.

현대라이프는 2015년 푸본생명에서 22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에 대한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현대라이프는 푸본생명을 통해 대만 현지 보험 개발, 자산 운영 기법 노하우를 습득한다는 설명을 앞세웠다.

문제는 현대라이프 이사회가 이사회내 위원회, 주주총회 관련제도, 소수주주권 행사현황 등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모든 안건을 가결했다는 데 있다.

2016년 4월 26일부터 올해 3월 38일까지 개최된 이사회를 보면 이들이 가결한 의안 내용은 56건이다. 사외이사들은 모든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그 외에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의안 내용도 모두 가결처리했다. 특히 감사위원회는 회사 전반의 내부통제시스텀의 적정성, 경영성과 평과 및 개선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다. 경영 악화에 따른 내용을 다룰 수 밖에 없다. 


현대라이프 영업이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220억원이였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1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167.12%였다. 삼성생명(834.89%), 한화생명(1203.41%)과 비교해 3배가량 더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현대라이프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결국 실패한 것"이라며 "현대라이프 경영 악화에 임원들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경영악화에 따른 조직 축소에 돌입했다. 전체 75개 점포를 30개 정도로 통폐합하고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450여명 임직원을 대폭 감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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