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음식점 등 노키즈존 확산…대형 쇼핑몰은 키즈 시설 확대로 고객 유입
키즈(Kids)와 노키즈(No Kids). 신세계 스타필드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선보인 대형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30~40대 부모와 함께 오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반면, 12세 미만 아이들은 아예 출입 자체가 안 되는 노키즈존(No Kids Zone)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다. ‘키즈’를 둘러싸고 유통업계서 상반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4일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한 공간을 대폭 늘렸다. 그 중심에는 단연 키즈가 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에 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 키즈 특화 공간을 스타필드 하남보다 2배 이상 구성해 배치했다.
특히 스타필드 고양의 핵심 테넌트 매장이 바로 어린이 완구 전문점인 ‘토이킹덤’이다. 제품 판매뿐 아니라 식음까지 가능한 테마파크형 공간으로 꾸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 오픈식에서 토이킹덤을 소개하며 “키즈 시설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직접 키즈 시설 설계에 참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같이 대형쇼핑몰에서 키즈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아이와 함께 대형쇼핑몰을 찾는 가족 단위가 핵심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들 30~40대 고객층은 체류시간도 일반 고객 대비 긴 데다, 구매력도 갖추고 있는 덕에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업계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쇼핑몰 뿐만이 아니다. 예전에는 이름만으로도 생소했던 키즈카페 역시 늘고 있다. 최근 그 방점이 고급화에 찍혀 디아망, 릴리펏 등 프리미엄 키즈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도산대로에 개점한 키즈카페 님블의 아이 1명 입장료는 1만5000원이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커피 세 잔 값이다. 아이와 동반한 어른은 1인 1주문이 필수다. 키즈‘카페’지만 레스토랑도 운영한다. 아이뿐 아니라 함께 체류하는 어른들의 입맛까지 노린 것이다.
6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신영(36, 성동구)씨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떠올려봤을 때 키즈 시설이 잘 돼 있는 쇼핑몰이나 키즈 카페 만한 곳이 없다”면서 “아이뿐 아니라, 아이를 데려간 부모도 사실 쉴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함께 머무르며 쉴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이 간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노키즈존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처음부터 노키즈존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야 활동적으로 뛰어다니며 놀거나 실수를 하는 건 이해해줄 수 있지만 이를 부모가 방관하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노키즈존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이같은 노키즈존에 대한 부모들의 원성이 존재한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갔는데 노키즈존이라 들어가지도 못했다”, “사회가 인정해주지도 않을 존재를 왜 낳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일부 몰상식한 부모 탓에 왜 전체가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 등 공간과, 대형쇼핑몰이나 키즈카페의 공간은 타깃 고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