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부역 기업"매도 주주 기업까지 압박…"임추위에 의사결졍 방해 물리력 행사 옳지 않아"

부산시 연제구에 있는 BNK부산은행을 찾은 고객이 금융거래를 위해 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뉴스1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정이 안개 속에 휩싸인 가운데 부산은행 노조 등에서 외부 인사를 낙하산, 관치금융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임원추천위원회를 압박해 후보 평가에 영향을 주려는 모습에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3일부터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성세환 전 회장 후임으로 새 회장 선출 공모를 진행하는 가운데 부산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한달 넘게 낙하산 저지를 외치고 있다. 

특히 BNK금융 임추위가 후보 면접과 회장 선임 최종 결정을 위해 회의를 열었을 때 노조는 회의 건물 등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외부 관계자의 회장 선임을 반대했다. 

부산은행 노조가 반대하는 회장 후보 인사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다. 고령인 데다 은행 경험이 없고 현 정권에 가깝다는 이유를 들어 낙하산 후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김 전 부회장이 충분히 은행 경력을 갖추고 있고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노조 주장과 맞서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부회장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 회장 인선과 관련해 비판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는 지금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과 김 전 부회장을 두고 능력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해야 할 임추위원에 압박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주주인 파크랜드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다고 하는 등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BNK금융 주주 구성을 보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2.14%)을 제외하고 롯데제과(11.33%), 파크랜드(6.30%), 해리스어소시에이츠(5.03%), 우리사주조합(4.64%) 등 순으로 주주 지분율이 높았다. 

지난 17일 임추위에서 파크랜드가 추천한 BNK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차용규 전 OBS경인TV 대표가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등에선 이에 파크랜드 본사 앞 집회 신고를 한 바 있다. 

임추위가 지난 21일 밤 5시간에 걸친 회의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달 8일로 다음 임추위를 열기로 했다. 이에 김 전 부회장 측과 금융권에선 노조의 이같은 압박이 임추위를 노조  뜻대로 움직이려는 의도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BNK 임추위도 노조의 반대 시위에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임추위원은 "의견이 팽팽하게 나뉜 상황"이라며 "노조 입장도 이해하고 있다. 다만 회장 인선은 이사회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의견을 존중하되 능력과 관계없이 노조 주장에 밀려 수장을 뽑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낙하산 문제도 중요하지만 적폐 청산 문제도 심각하다"며 "임추위도 자의적 판단으로 회장을 뽑아야 차후 어떤 식으로든 비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산은행 노조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부산은행 노조 관계자는 "파크랜드 관련 집회 신고까지는 했지만 항의와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며 "1인 피켓 시위 등 호소 차원의 집회 신고였다. 또 집회를 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BNK금융 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자 최종 결정을 다음달 8일에 하기로 했다. 이에 회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도 다음 달 8일에서 27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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