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북한 리스크 등 경기 둔화 요인 발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는 31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석 달간 '인상 시그널'을 보냈지만 시장은 일단 금통위가 대내외 경제 변수를 좀 더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31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재 1.25%인 기준금리의 변동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 수준에서 13개월째 동결했다.

금융권은 한은 금통위가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을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인상 대전제는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금은 이 전제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100.57이다. 전달(100.60) 대비 0.03포인트 낮아졌다. 이 지수는 6~9개월 뒤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석 달째 내림세다.

경기회복세를 이끌었던 수출 증가세는 그 폭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수출물량지수(139.42)는 전년동월대비 0.1% 올라 그 폭이 미미했다.

특히 북한 리스크와 부동산 대책 등 경기 둔화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8 ·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 주택경기 악화로 건설투자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올 2분기까지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5분기 연속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개월 만에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8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와 살림살이가 얼마나 나아졌고 앞으로 얼마나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지 설문 조사해 계량화한 수치다.

한은이 29일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도 낮을 경우 경기 전반이 어둡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BSI는 지난 4~5월 80을 기록한 뒤 6월에는 77을 기록해 전달 대비 3포인트 하락한 바 있었다. 7월에는 소폭 상승한 78을 기록했다.

금융권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 9곳 중 7곳이 내년 상반기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50%로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 역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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