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이익잉여금 655조, 10년새 3배 늘어

우리나라 기업들 저축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투자를 유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상장기업 이익잉여금이 10년 사이 3배로 불어났다. 수익성 개선으로 벌어들인 돈을 그대로 저축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투자 유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기업저축 증가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기업저축이 많이 증가한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저축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영업활동에서 생긴 순이익을 말한다. 배당이나 상여 등 사외로 유출시키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돈이다.

우리나라 상장기업 전체 이익잉여금은 지난 2006년 221조원에서 지난해 655조원으로 늘었다. 10년 사이 이익잉여금 규모가 3배로 불었다.

상장기업 1개의 평균 이익잉여금도 2006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9300억원으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 유보이익이 늘면서 기업저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대차대조표를 보면 매출채권, 현금, 재고자산 등 유동자산이 2006년 216조원에서 지난해 489조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30조원에서 59조원으로 2배 가깝게 불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저축 증가세는 국제적으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대 피터 첸 교수 등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저축률은 2013년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10%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국내 기업이 최근 배당금을 늘리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보고서는 "최근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 이후 배당이 많이 증가한 것은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바람직하다"며 "다만 기업에 투자 유인을 마련해줌으로써 이익을 투자하게 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더욱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분배율을 높여주고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여줌으로써 기업저축을 원천적으로 줄이면 기업저축 증가에 따른 논란은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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