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것 적고 美 꽃놀이패 활용 우려…향후 영업환경 악화에 촉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첫 회의를 시작했다. 철강 업계는 철강제품은 FTA와 무관하게 무관세가 적용돼 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미국 정부가 예상 밖의 협상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은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를 개최했다

 

이날 특별회기는 지난 12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FTA 협정 개정 가능성을 포함한 공동위 개최를 요청하면서 개최됐다. 이날 진행된 공동위 의장은 양국 통상 사령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각각 맡았다.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미국 무역대표의 입장도 들었다​며 ​첫 협상이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FTA 개정 가능성에 철강 업종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다만 다른 업종들과 다르게 한미 FTA 이전부터 무관세 원칙이 적용돼 온 분야기 때문에 직접적인 개정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강 무관세는 미국에만 적용되는 사항이 아니고 우리만 적용받는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재협상에 들어간다고 해도 개정될 부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어떤 카드를 추가적으로 제시할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회의에서는 한미 FTA를 직접 개정하지 않는다. 이번 회의는 양측 주장을 종합해 한 쪽이 불리한 부분은 수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후속 이행약정을 맺는 권한만 갖고 있다. 개정 작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얻는 절차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변경에도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 업체들은 철강 분야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꽃놀이패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 들어가기 전부터 미국 철강사들은 국내 산업용 전기료가 가정용 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보조금이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미 미국내 판례가 보조금이 아니라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어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향후 전기료 인상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한미 양국 위원회가 FTA 개정 협상이 필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개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철강 업종은 얻을 것은 적고 잃을 가능성만 있는 상태라며 이미 비관세 장벽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이 어려운 상태에서 수출 환경에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미국 시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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