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가공식품 추적조사 쉽지 않아…정부 "현재 추적조사중…문제 드러나면 전량 폐기"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살충제 계란 파동이 2차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달걀이 들어가는 라면‧빵‧아이스크림 등 뿐만 아니라, 1년 이상 산란한 노계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차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현재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의 산란계 노계가 시중에 유통됐는지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김영록 농림부 장관이 전날 “산란계 노계가 마리당 400~500원에 통조림 가공공장에 반입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식품유통업계는 초비상에 걸렸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산란계 노계까지 가공식품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단 달걀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제과‧제빵 등 식품업계는 살충제 달걀과 선을 그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계란 등 원래관리에 있어서는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료수급업체와 농장까지 확인했는데 이상없었다”고 말했다. 뚜레주르 관계자는 “15~16일 자체조사 결과 수급 받는 계란의 농가는 모두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살충제 달걀의 경우 방역당국이 신속한 폐기작업 등으로 시중 유통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산란계 노계의 경우 원산지 추적이 쉽지 않고 이미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사용돼, 실제 살충제가 살포된 농가의 노계가 시중에 유통됐을 경우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양계 관계자는 “산란계 노계가 식용으로 많이 사용돼 왔다. 닭꼬치, 닭칼국수, 너겟 등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산란계 노계를 직접 수급받는 경기도의 한 닭고기 가공업체는 “(노계와 관련해) 할 말 없다”고 언급을 꺼렸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닭고기 가공식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자 소비자들의 먹거리 공포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주부 김은경씨는 “치킨닭과 닭고기 가공식품이 같은 닭인 줄 알았다. 당분간 계란과 닭고기 일체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닭고기 유통과정을 잘 알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너겟 뿐만아니라 닭강정, 닭꼬치 등 모두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닭고기 가공식품의 경우 햄버거 패티와 너겟 등 패스트푸드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현재 그와 관련해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란계 노계의 경우 가공품으로 바뀌는 순간 추적자체가 쉽지 않다. 가공 식품관리에 대한 시스템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오후 4시, 김영록 농림부장관은 긴급브리핑을 열고 “산란계 노계의 경우 도축 과정에서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살중체가 검출된 사례는 없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의 산란계 노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철저하게 추적 조사해 문제가 있을 경우 회수 ·폐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경남 창녕군 유어면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을 군청 가축 위생관리 관계자들이 폐기 처분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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