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임금차 크고 비정규직 비율 높은 편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네이버가 올 들어 임원제를 과감히 폐지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의 비정규직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고, 남녀 임금차도 매우 컸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제출된 2017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20대 기업 가운데 네이버 임원의 평균연령은 49.8세로 가장 젊다. 하지만 이는 네이버 임원 단 둘만 계산해서다.

네이버는 올해 1월 2일 인사를 단행하면서 임원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등기임원인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미등기 임원은 모두 일반 직원으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에 한성숙 대표는 15억4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2억5000만원과 상여금 12억7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성과인센티브는 지난해 네이버 서비스를 총괄하는 임원으로서 네이버 서비스가 모바일 환경 변화에 맞춰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을 감안해 2억700만원을 지급받았다.

2015~2016년에 부여한 장기성과인센티브 규모를 2회 분할해 받고, 올해 1월 지급시점 개인 성과와 회사 성장 가치를 반영해 10억6000만원 수준의 장기성과인센티브를 수령했다. 장기인센티브는 지급 시점으로부터 향후 2년간 회사 경영과 기술 혁신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임원에 대해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2014년부터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조직 구성도 셀과 태스크포스로 개편했다. 지난해 9월에는 내부적으로 이사 호칭을 없애는 대신 ‘리더’라는 호칭을 도입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유연하고 빠르게, 능력 위주로 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임원들이 일반 직원으로 전환되면서 일반 직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됐다. 반대로 일반 직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면 과거 임원들과 맞먹는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네이버가 임원제에서 이렇듯 혁신을 보여준 반면 직원들의 사정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네이버의 정규직 비율은 94.5%다. 전체직원 2532명 가운데 139명이 비정규직이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대 기업 가운데 정규직 비율이 높은 순서로 보면 16위이다. 뒤에서 5번째라는 이야기다.

평균 근속연수 또한 짧다. 네이버의 올해 상반기 기준 근속연수는 5.4년이다. 20대 기업가운데 5번째로 짧다. 20대 기업 평균 근속연수가 10.45년임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셈이다.

네이버 직원의 평균 연봉은 반기 기준 5280만원이다. 이는 20대 기업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남녀 임금 차로 본다면 2번째로 차이가 극심한 기업이다. 네이버의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은 6470만원으로 높았으나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은 3869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여성 직원이 남성보다 근속연수가 더 길었음에도 연봉은 훨씬 적었다. 미등기임원 연봉이 직원 연봉으로 흡수되면서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의 보수가 크게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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