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에서 100억원 이익 낼 듯…CJ E&M은 군함도 추락에 울상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CGV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을 전 세계에 보도한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80)와 장훈 감독 및 배우 송강호, 유해진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청와대

쇼박스가 택시를 타고 자존심을 되찾았다. 2분기까지 확산되던 ‘위기론’도 순식간에 잠잠해질 전망이다. 1000만 관객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영화 ‘택시운전사’ 덕택이다. 쇼박스가 이 한 작품으로 벌어들일 이익은 1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택시운전사와 맞대결을 펼친 ‘군함도’는 날개 없는 추락 탓에 울상이다. 2분기 부진한 실적에 고개 숙인 CJ E&M도 다음 작품을 기약하게 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6일까지 누적 922만 908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매출액은 72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봉 만 2주가 지난 시점에도 평일 하루 관객수가 20만명을 넘어 박스오피스 1위였다.

뒷심이 이어지는 덕에 박스오피스 순위는 며칠 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1000만 관객 돌파는 초읽기라는 뜻이다. 택시운전사는 현재도 4500여회 안팎의 상영횟수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서는 택시운전사의 최종 스코어가 지난해 ‘부산행’(1156만명) 성적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밝은 웃음을 보이는 건 투자배급사 쇼박스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제작비 150억원을 들인 택시운전사에 대한 쇼박스 투자비율을 35%로 가정할 때 1000만 관객 돌파 시 얻는 이익은 90억원으로 예상된다. 1100만 관객이 넘어서면 쇼박스 이익은 100억원으로 뛸 전망이다. 극장 티켓으로 얻는 수익과 부가판권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합산한 수치다.

부진했던 실적도 반등하게 됐다. 쇼박스는 2분기에 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비수기였지만 적자전환이 뼈아팠다. 기대작 ‘특별시민’이 14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친 탓이다. 앞서 쇼박스는 ‘프리즌’ 역시 기대만큼 성적을 못 내면서 1분기에도 10억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었다.

주요 시장분석가들은 3분기 쇼박스 영업이익이 9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터널’이 800만 관객을 동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70~80% 급등하는 수치다. 단, 9월 개봉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이 일정한 흥행성적을 거둔다는 전제다.

반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까지 휘말렸던 군함도는 화제가 무색하리만큼 빠르게 추락했다. 현재 군함도 누적 관객은 652만 2700명이다. 지난 15일에는 휴일임에도 하루 2만 관객을 모으지 못해 박스오피스 순위 9위에 그쳤다. 다가오는 주말에도 별 다른 반등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700만 관객 돌파 가능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 3사로서도 쌍천만’(암살, 베테랑) 영화가 탄생한 2015년 여름이 재현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군함도의 흥행스코어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그럼에도 투자배급사 CJ E&M으로서는 웃을 상황이 아니다.

앞서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E&M 투자비율을 약 30% 정도로 가정할 경우 배급수익과 합치면 660만명이 손익분기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턱걸이 수준이라는 의미다. CJ E&M은 2분기에 영화부문에서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제 기대감은 9월 개봉 예정인 ‘남한산성’으로 향하게 됐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택시운전사에 대한 기대치가 올 초부터 상당했고 지지율 높은 문재인 대통령의 영화관람도 효과를 미쳤다. 쇼박스가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군함도의 경우 미디어 등을 통해 뜨거운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관람의지를 약화시켰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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