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2325억원 ‘최대 실적’…생활용품, 음료사업 등 선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화장품업계의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상반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났지만, 같은 기간 LG생건은 창립 이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경제 보복으로 휘청였던 상반기 화장품 부문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생활용품·음료사업 등 여타 사업 부문에서 선전한 덕에 큰 타격은 입지 않았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제출한 2017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올랐다. 영업이익 역시 49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3% 오른 실적을 거뒀다.

 

지난 3월 중국이 자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금지시키며 사드 보복의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진 2분기 오히려 LG생건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역사를 썼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2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상반기 내내 중국발 사드 배치 여파로 신음하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호실적의 원인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 꼽힌다. 화장품 사업 부문이 전체 사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건은 생활용품, 음료사업 등 비교적 다양한 사업 부문에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이 분산돼있다. 즉, 화장품 사업에서의 부진을 다른 사업으로 상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셈이다

 

올 상반기 기준 생활용품 부문 매출액은 803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7%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화장품 부문 매출은 16354억원으로 전체 사업 부문의 52.2%를 차지한다. 음료 부문은 6918억원을 기록하며 22.1% 비율을 점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 부문 비중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을때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중 52.6%에서 52.2%로 줄고, 대신 음료 부문(21.6%→22.1%)의 비중이 늘었다.

 

물론 아예 타격이 없던 것은 아니다. 2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7812억원, 영업이익은 14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7% 2.7%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LG생건의 면세점 매출 또한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다.

 

그러나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이 주력으로 키운 ’, ‘등 고가 브랜드가 힘을 발휘했다. 중국 현지에서 이들 고가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75%가 늘었다.

 

음료 부문도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음료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3% 28.1% 늘어난 3757억원과 451억원을 기록하며 화장품 부문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생활용품 매출액은 3732억원으로 전년보다 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87억원을 기록하며 3.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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