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 “공공문제 해결 건강 플랫폼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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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 “공공문제 해결 건강 플랫폼 목표”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7.08.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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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건강관리 앱 ‘눔코치’ 사용자 4700만명 확보…“빠른 피드백으로 대기업보다 경쟁력 앞서”

 

16일 글로벌 스타트업 눔의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는 정수덕 총괄이사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눔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 사진=노성윤

 

습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잘 먹고 잘 자는 습관을 들이는 건 더 어렵다. 눔(Noom)은 사용자들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의지박약 사용자들이 스스로 모바일 앱에 생활습관을 기입하고 미션에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 전세계 사용자는 어느새 4700만명이 넘었다.

눔은 2008년 미국에서 먼저 태어난 스타트업이다. 한국법인 ‘눔코리아’는 2013년 만들어졌다. 무엇이 됐건, 기술을 통해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게 초기 목적이었다. 

 

처음 만들어진 건 헬스 트레이닝 앱 ‘카디오 트레이너’였다. 당시 90% 사용자들이 걸음 수를 재는 기능만 사용했다. 사용자들은 건강관리, 즉 체중조절에 관심이 많았다. 장기적인 건강관리를 위한 모바일 헬스케어 앱 ‘눔코치’는 이때 만들어졌다.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는 삼성전자를 그만두고 2013년 눔코리아에 합류했다. 안락한 환경을 버린 대신 현장 경험을 택한 셈이다. 대기업은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운다는 단점이 있다. 정 이사는 오로지 ‘배우고’ 싶어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단다. 글로벌 스타트업 눔의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는 정수덕 이사를 16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눔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2년 눔코치를 출시할 당시 헬스케어 시장은 어땠나.

2012년에도 라이프 트래킹(Life Tracking) 서비스는 많았다. 신체변화나 일상생활 데이터를 다루는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이미 다수였다. 눔은 차별화를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을 도입했다. 눔코치를 이용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사용자들 생활 패턴에 맞는 미션 세 개를 줬다. 쌓인 데이터별로 매일 미션이 달라진다. 튀어나온 배가 고민인 30대 남성에겐 사무실 운동, 복근 홈트레이닝 등을 제공한다. 고객 맞춤형 미션을 제공하는 셈이다.

5년이 지난 지금 헬스케어 시장이 더 치열해졌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도 많다. 눔의 경쟁력은 뭔가.

기술과 데이터, 팀이 눔의 경쟁력이다. ​눔코치’라는 모바일 앱을 활용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이 충족됐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건강관리 기술을 개발한다.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한 ‘눔워크’ 만보기 앱도 당시 건강분야 1위를 차지했다. 데이터 부분도 강하다. 지금까지 눔은 550억여건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했다. 모두 의미있는 자산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선하는데 좋은 소스가 된다.


팀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 눔에 입사했지만 눔은 그전에 생겼다. 창업자인 정세주 대표와 아텀 페타코브 CTO(최고 기술경영자) 모두 완벽한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분야에 있어서는 뛰어난 능력을 자랑한다. 부족한 점은 서로 보완한다. 눔을 이끄는 건 팀의 ‘신뢰’다.

초기 눔코치 서비스와 지금 눔코치를 비교한다면? 무엇이 개선됐나.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묶어주는 ‘눔 그룹’서비스가 생겼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수록 개선 정도가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미국 알콜중독자 그룹끼리 만나 소통하자 습관 개선이 됐다는 연구도 있다. 다른 사람과 붙여줬을 때 체중감량률은 5배 이상 높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1:1 코칭도 해주는 ‘휴먼코치’도 추가됐다. 사실 스스로 앱을 다운받는 사람들은 의지가 있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 제공만으로도 충분했다. 문제는 의료기관이나 보험사와 협력하며 생겼다. 의료기관이나 보험사에서 눔코치를 권해받은 환자 대부분은 의지가 없다.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환자를 위해 코치가 직접 운동법, 개선법 등을 알려주고 관리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들과 감정적 유착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코치는 어떻게 선정하는가.

전문성과 대인관계 능력을 본다. 전문성은 자격증과 인터뷰 질문을 통해 가려진다. 더 중요한건 사용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다. 코치들은 텍스트나 전화로 사용자와 만난다. 얼굴을 보는 관계가 아니더라도 코치와의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휴먼코치를 도입하자 확실히 사용량이 개선됐다. 2015년 서울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에 선정됐다. 휴먼코치를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CDC)가 선정한 모바일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향후 다른 질병예방 관리 시스템도 도입할건가.

모바일 당뇨예방시스템으로는 첫 번째 미국 공식인증 사례다. 눔코치가 구축한 데이터를 살펴보니 오프라인 진료만큼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모든 만성질환은 의료적인 관리와 생활습관 관리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생활습관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어렵다. 눔코치는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개선을 도와주고 있다. 당뇨병 외에도 다른 만성질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혈압이나 심부전증,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활 개선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6일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노성윤

흥미로운 사용자 후기가 있나.

2014년 서울시와 함께 했던 눔코치 체중감량 프로젝트가 있다. 서울 시내 직장인이 대상이었다. 그 중 체지방 22%를 줄여 1위를 차지한 분이 계셨다. 거의 권상우급 몸매였다. 체중 감량 전에는 족저근막염에 시달렸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딛으면 ‘오늘은 얼마나 아플까’라는 걱정부터 시작했단다. 에너지 자체도 우울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눔코리아와 인터뷰를 했는데, 눈에 띄게 밝아졌다. 수치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삶의 질 자체도 바뀐 것이다.

눔코리아는 다양한 지역 보건소 등 공공 의료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사업을 만성질환 관리까지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만성질환 환자들이 선뜻 건강관리 앱을 쓰진 않는다. 국내 의료수가가 적용되지 않은 탓에 병원에서도 적극 권하기는 힘들다. 공공기관은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보건소에서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눔코치를 추천하고 사용해본 결과, 가시적인 개선 성과가 나오기도 했다.

눔은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미국,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독일에도 사무실이 있다. 해외 시장 특성에 맞는 사업을 제공하나.

눔코치는 영미권인 미국, 한국, 일본, 독일 외에도 영미권인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 제공된다. 이 나라들은 비만율도 높아 눔코치가 진입하기 쉬운 시장이다. 나라마다 문화적 배려를 하고 있다. 처음에 눔코치를 번역만 해서 한국에 들여왔더니 반발이 많았다. ‘우리가 퀴노아를 어디서 구하냐!’같은 불만이었다. 너무 서구권 문화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이나 음식 데이터를 현지에 맞게 바꾸고 있다. 눔코리아가 가지고 있는 한국음식 데이터만 5만 개가 넘는다. 각 나라에 맞게 제공되는 미션도 달라진다.

올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국무총리상을 표창했고, '서울형 강소기업'으로도 발탁됐다. 눔코리아 내부 팀워크나 분위기는 어떤가.

재밌게 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맞게 자유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은 직원에 맞는 혜택을 제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재택근무제나 유연출근제도 도입했다. 런치박스 토크나 루프제도(직원 한 명을 선정해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도 대표적인 눔코리아의 복지다.

눔코리아는 B2C와 B2B사업 둘 다 진행하고 있다. 향후 어떤 사업에 더 집중할 계획인가.

B2C(Business to Customer)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 눔코치도 서비스 출시 이후 4배씩 성장했다. 그러나 B2B(Business to Business)시자을 무시할 순 없다. 당뇨병 시장규모만 해도 200조원으로 추정된다. B2B 관련 규제가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하지만 B2B는 이익 창출 시간이 길다.

대기업들이 헬스케어에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나.

헬스케어 사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트렌드 자체가 그렇다. 이젠 고령화 시대다. 대부분 현대인들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이 대표적이다. 이를 NCD(전염이 되지 않는 병)이라고 부른다. ‘죽을 병’이 아니라 평생 가지고 가야 하는 질환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헬스케어 신경쓰게 된다.

 

대기업들도 당연히 전망높은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지 않겠나. 하지만 눔이 대기업에 뒤쳐질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모바일 앱은 사용자를 모으고 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용자들은 변화에 민감하다.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피드백해 서비스를 바꿀 수 있다. 현재 대기업 구조는 이런 빠른 변화가 불가능하다.

현직에서 피부로 느끼는 규제나 장애물이 있나.

‘예방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돈보다 당뇨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 쓰이는 돈이 훨씬 적다. 모두가 안다. 우리나라는 당장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많다. 맞는 말이다. 예방의학은 정책적으로 티가 안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때다. 질병 예방학에 관한 제도나 정책이 많이 생겨났으면 한다.

눔코리아의 목표는.

열심히 눔코치를 전파하고 더 건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국민들이 건강관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공공영역도 강화할 계획이다. 돈있는 사람들이 비만이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한국은 2007년대 초에 역전이 됐다. 

 

제대로 건강관리를 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비만일 확률이 높아졌다. 어릴 때 비만이었던 아이들이 커서도 비만일 확률은 무척 높다.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5배가 많다. 저소득층 어린아이들은 이런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사회 구조적으로 악순환이 된다. 눔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있는 건강 플랫폼이 되고 싶다.  

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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