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생산 감소와 원재료 가격 급등 탓…부채늘고 현금흐름도 나빠져

올 상반기 한국전력은 지난해와 달리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 1호기 가동 일시 중지 등으로 인한 자회사 부진, 원재료 값 급등으로 인한 비용 증대 등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꾸준히 줄여나가던 100조원대 부채 규모도 이번에 다시 증가했다. 정부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전을 줄이려는 시책을 펴고 있어 한국전력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 영업이익 급감···원전 생산 감소와 원재료 가격 급등 탓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7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28조721억원, 영업이익 2조3096억원, 순이익 1조2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07%, 영업이익은 63.4% 각각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9% 급감했다.

상반기 매출 감소는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모회사 한국전력의 사업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기준 한국전력 매출 비중은 한국전력 61.5%, 원자력 발전 사업 등을 하는 한수원이 10.7%, 화력발전을 담당하는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이 24.7%, 기타 3.1% 수준이다.

한수원의 경우 올해 상반기 4조9442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5조6713억원)보다 12.8% 감소했다. 이는 생산 실적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8만6514GWh에서 올해 상반기 3만9465GWh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판매 단가가 지난해 상반기 kWh당 평균 65.08원에서 올 상반기 62.47원으로 낮아진 것도 매출 감소에 더해졌다.

한국전력 역시 같은 기간 판매 단가가 주택용을 중심으로 떨어지면서 kWh당 평균 98.68원(주택용, 산업용 등 단순 합산 평균)에서 95.2원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매출(28조4446억원)이 지난해 상반기(28조8189억원)보다 3743억원 축소됐다. 반면 화력발전 부문은 6월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으로 일부 자회사에서 생산 가동률이 떨어졌지만 설비 용량이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늘었고 전력 판매 단가가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10조2697억원)보다 매출이 1조1147억원 늘었다.

영업손익에서도 한국전력과 한수원 부진 영향이 컸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상반기 2조1751억원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해 상반기엔 4426억원 적자 전환했다. 한수원도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2조1649억원에서 올해 938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21조5497억원에서 24조5800억원으로 3조303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전력의 경우 원료(전기) 매입 단가가 지난해 상반기 kWh당 79.34원에서 올해 상반기 86.97원으로 급등했다. 한국전력은 전기 생산회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데 이 값이 유연탄, LNG 등 발전 원재료 값 상승으로 높아진 것이다. 한수원 역시 원자력발전 원재료인 경수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KgU당 2097달러에서 올 상반기 2156달러로 크게 올랐다. 중수 가격도 KgU당 239달러에서 243달러로 증가했다.

◇ 현금흐름 나빠지고 부채 늘어

한국전력 상반기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한국전력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조19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조87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법인세 납부로 인한 현금 유출이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이 12조2011억원에서 7조6066억원으로 나빠졌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4조4373억원 유출에서 올해 6조8509억원 유출으로 늘었지만 금융자산 취득에 따른 영향이 컸다.

특히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5조152억원 유출에서 올 상반기 2조2893억원 유입으로 흐름이 반전됐다. 사채와 장기차입금 상환이 지난해 상반기 3조872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7179억원으로 늘었지만 새로운 사채와 장기차입금의 차입이 같은 기간 8830억원에서 6조434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 상반기 자산 내역을 보면 부채가 늘어난 모습이었다. 한국전력 6월말 기준 부채총계는 107조0681억원으로 지난해말 104조7864억원에서 2조2817억원 늘었다. 자본총계는 오히려 줄어 부채비율이 143.44%에서 146.9%로 늘었다. 한국전력은 상반기 전체 이자손익(이자비용-이자손익)만 7448억원 수준인데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의 32.2% 수준이다.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정부 시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줄게 되면 한국전력 이자 부담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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