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부문이 실적 개선 이끌어…신한카드 불안정한 수익구조는 과제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지주)가 굳건히 1위를 지켜냈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2위 금융지주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가 무서운 성장세로 턱 밑까지 따라왔지만 신한지주의 하반기 전망은 아직까지는 '맑음'이다. 

신한금융지주 2017 반기보고서 분석.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비은행 부문에 대한 투자와 그에 따른 실적이 신한지주의 상승곡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한카드엔 적신호가 들어왔다. 순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탓이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 순이익은 창립 이래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신한지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지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9% 증가한 1조8891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신한금융지주 창립 이래 최대 반기 실적이다.

신한지주 연간 순이익은 4년 연속 증가세다. 신한지주 연간 순이익은 2013년 1조8990억원, 2014년 2조810억원, 2015년 2조3670억원, 2016년 2조774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후 올해 신한지주 순이익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 비은행 부문 키우기에 집중

비은행 부문이 그룹 전체 순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지주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이 크다는건 수익구조가 그만큼 건실하다는 신호다. 수익을 은행 이자수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창립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은 8653억원으로 전체 그룹 순이익의 4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 증권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신한지주 비은행 부문 중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올 상반기 좋은 실적을 보였다.


은행 부문 반기순이익은 소폭 늘었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이 늘어나면서 비중은 낮아졌다. 올 상반기 신한지주 은행 반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695억원가량 오른 1조64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 내 은행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포인트 떨어진 56%를 나타냈다.

◇ 리딩뱅크 자리 보전할까...KB금융의 숨가쁜 추격

신한지주는 업계 1위다. 하지만 2위 KB금융​의 추격이 숨가쁘다. 


KB금융은 현재 신한지주가 꿰찬 리딩뱅크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2009년 부동의 1위 자리를 신한에게 내줬던 KB금융은 왕좌 탈환을 위한 반격에 들어갔다. 올해 2분기 KB금융은  당기순이익에서 마침내 신한을 제쳤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를 넘어섰다. 5년만에 2조원대 입성이다.

순이익 상승률도 신한지주와 비교해 KB금융이 우세다. 올해 상반기 신한지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 상승했다. 지난 1분기 신한지주 당기순이익은 전기 대비 10.5% 줄어든 892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 상반기 KB금융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5.3% 늘었다. 같은 기간 KB금융 당기순이익은 전기와 비교해 13.8%가량 증가한 990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 실적을 끌어올린 신한카드가 비상에 걸렸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이익은 늘었지만 수익 구조가 불량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 증가한 631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충당금 환입, 비자카드 지분 매각 등으로 인한 일회성 순이익 규모가 3600억원가량에 달했다. 상반기 순이익 절반 이상 규모다. 이를 뺀 올 상반기 신한카드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되레 22.8% 줄었다.

KB금융의 무서운 성장에 신한지주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다행히 반기 순이익은 신한지주가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KB금융의 왕좌 탈환은 시간 문제다.

◇ 이익 다변화가 답이다 
 

왕좌 방어를 위해 신한지주는 이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해외 진출이다. 신한지주 해외 영업률은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신한지주는 법인, 지점, 사무소를 포함한 20개국 168개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지주 해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08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해외 진출이 수치를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해외 순이익은 그룹 전체 순이익의 6.6%가량 규모다.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했을 땐 신한지주 성장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지주는 해외 영업망 확장 외 국내 실적 부진을 다양한 각도에서 만회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신한지주 해외 진출이 안정되면 향후 실적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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