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는 시력에 이상이 생겨도 표현이 서툴러 부모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평상시 아이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게 중요한 이유. 만약 아이가 자꾸 넘어지고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비며 찌푸린다면 ‘소아 약시’일 가능성이 높다.

도움말 김세경(누네안과병원 원장)​

사진=베스트베이비 이혜원

 

약시란 시력 발달 과정에서 물체의 상이 망막에 선명하게 맺히지 않아 발생하는 시력 저하를 말한다. 약시는 굴절 이상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으로 사시가 있는 경우,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크거나 눈꺼풀이 처지는 경우, 백내장 질환이 있거나 잘 보이는 한쪽 눈만 사용해 반대편 눈의 시각 신경체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경우 등 원인이 다양하다. 어린이 100명 중 4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안과 질환으로 시력 발달이 완성되는 10세 이후에는 안경으로 교정해도 시력이 좋아지지 않으니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일반적으로 약시는 4세 이전에 치료하면 시력이 거의 호전된다. 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 대한안과학회가 국내 9개 대학병원에서 어린이 약시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 4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의 완치율이 95%에 달했다. 반면에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는 완치율이 23%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약시는 어릴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반인에 비해 걷기, 운전, 독서, 물체 잡기 등 일상생활에서 정확성과 속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집중력 저하를 불러오기 쉽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

약시를 치료하려면 눈의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안경을 항상 착용하는 동시에 가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가림 치료는 시력이 좋은 눈을 가리고 약시인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해 시력을 발달시키는 것. 양쪽 모두 약시일 경우 한쪽 눈을 번갈아 가리는데 어린아이의 경우 다소 힘들어할 수 있다. 한쪽 눈을 가려 잘 보이지 않아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접착력이 강한 패치를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떼어낼 때 통증이 있어 치료를 거부하기도 하므로 자극이 덜한 하이드로겔 성분의 패치를 사용하는 게 좋다.

 

안검하수는 눈꺼풀의 근육인 올림근의 힘이 약해서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고 눈이 작아져 정상적으로 눈을 뜨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눈을 떴을 때 눈꺼풀이 까만 눈동자를 많이 덮고 심한 경우 동공을 가려 시야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의 안검하수를 방치하면 처진 눈꺼풀로 인해 시력 발달이 저하되어 평생 약시가 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아이의 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아이가 보내는 ‘소아 약시’ 신호

▫ 생후 6개월이 되어도 눈을 맞추지 못한다.

▫ 사물을 볼 때 양쪽 눈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한다.

▫ 물건을 볼 때 눈을 많이 찌푸리거나 가까운 거리에서만 보려고 한다.

▫ 눈의 초점을 잘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려 본다.

▫ 눈을 심하게 부셔하거나 찡그린다.

▫ 양쪽 혹은 한쪽 눈꺼풀이 처져 있다.

▫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비빈다.

▫ 자주 넘어지거나 물건에 부딪친다.

▫ 미숙아, 유전 질환, 눈 질환 등 가족력이 있다.

*위 항목 중 1~2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면 안과 검진을 받아볼 것.​ 

 

→ plus tip

소야약시 예방하는 생활습관

전자기기 제대로 사용하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되도록 멀리 떨어져서 바른 자세로
보고, 화면 높이는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특히 텔레비전은 가까이서 오래 보면 눈이
피로해지므로 최소 2m 이상 떨어져 보는 게 바람직하다. 시청 시간은 하루 2회,
총 20~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독서는 바른 자세로 책을 읽을 때는 책과 눈 사이가 30㎝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바르게 앉고 눕거나 엎드리지 않는다. 엎드려 책을 읽으면 눈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책에 그림자가 생겨 시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밝은 조명 피하기 조명의 파장으로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실내조명은 100~200lux 밝기가 적당하다. 눈에 직접 비치지 않으며 그림자가 생기지 않을 정도면 괜찮다.
 
꾸준히 안과 검진 받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한 안과 검진. 약시는 3개월, 근시는 6개월,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 3~6개월 주기로 받도록 한다. 부모가 안구의 굴절 이상, 백내장 같은 안질환이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