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32억원, 국내서만 –90억원…베트남 영업이익률은 10% 넘어

서정 CJ CGV 대표이사. / 사진=CJ CGV

해외에서 번 돈을 한국에서 까먹었다. 국내 상영업 절대강자 CJ CGV(이하 CGV) 얘기다. CGV는 2분기에 국내서만 9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박스오피스 부진과 판관비 증가 등 악재가 겹쳐 영업환경이 꼬인 탓이다.

 

반면 중국, 터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DX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새 한류영토로 떠오른 베트남에서는 영업이익률이 10%를 훌쩍 넘겨 압도적 수익성을 보여줬다.

10일 CGV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3826억원, 3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금융당국에 공시했다. 매출액이 21.61% 늘었다는 걸 고려하면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1분기 영업이익(145억원)과 비교하면 뒷걸음질의 보폭이 유독 도드라진다.

이를 두고 CGV 측은 “해외사업 호조세로 인한 연결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시장의 관람객 감소에 따른 역성장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뜯어보면 이 설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내사업의 경우 매출액이 1974억원에 달했지만 90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2분기에 국내 박스오피스가 기대만큼 성적을 못낸 탓이다. 이에 더해 CGV 측은 평균티켓가격(ATP) 하락, CGV용산아이파크몰 리뉴얼에 따른 일시적 관객 감소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자체분석했다. 또 국내 사이트가 늘면서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점도 실적에는 악재가 됐다.

눈길 끄는 건 해외사업 호실적이다. 국내서의 적자전환과 달리 중국과 터키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CGV는 중국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02억, 31억원을 벌어들였다. 터키서도 436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영업이익 덕에 선전했다. 터키의 경우 7월 한달만 놓고 보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나 뛰었다.

단연 이목이 쏠리는 곳은 신한류의 영토로 불리는 베트남이다. CGV는 베트남에서 매출액 388억원과 영업이익 42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이 10%를 훌쩍 넘기고 있다는 게 눈길을 끈다. 같은 동남아 국가인 인도네시아 법인도 지분 추가 취득으로 올해 1월부터 연결 대상 법인으로 지정됐다. 인도네시아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CGV의 상영관‧스크린 수 비중에서 해외가 약 66%, 국내가 34%를 차지하고 있다. 연말에는 해외 비중이 70%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해외사업 실적은 전체성적표를 좌우할 상수가 될 수밖에 없다.

오감체험특별관 4DX 사업을 운영하는 CJ 4DPLEX 성장세도 관심거리다. 영업이익이 425%나 증가한 256억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1년 만에 4DX 스크린 수를 134개 늘린 덕에 향후 성장전망도 장밋빛이다. 4DX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글로벌 48개국에서 387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관건은 3분기다. 일단 현재 개봉 중인 ‘군함도’와 ‘택시운전사’가 선전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변수는 지난달 18일 문을 연 8101평 규모의 CGV용산아이파크몰(이하 용산몰)이다. CGV 측은 용산몰이 IMAX 레이저, 4DX with ScreenX, V BUSTERS 등 시설의 진화 힘입어 하루 평균 1만명이 찾는 사이트가 됐다고 밝혔다. CGV 측 기대대로 된다면 내년 용산몰을 찾는 관람객은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 CGV 대표는 “CGV는 국내에서의 차별화된 서비스, 디자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며 “어려운 국내 상황속에도 핵심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소신 있게 지속함으로써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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