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0만배럴 도입 계약…GS칼텍스·현대오일 이어 수입 다변화
9일 SK이노베이션과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지난 7월 미국산 원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 미들랜드 100만배럴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계약된 물량을 이달 중 선적 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월경 국내에서 하역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 업체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는 것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세 번째다. 그 동안에는 미국 정부가 미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고 경제적으로 중동산 원유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아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미국산 원유 도입에 멕시코산 원유와 공동 운송을 통해 운임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산 원유 가격 경쟁력에 운임 절감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정부의 원유 수출 금지 조치 해제 이전에도 미국산 컨덴세이트를 도입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긴 했지만 공식적인 원유 수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미국산 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그 동안의 원유도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계약으로 이어진 셈이다.
중동산 원유는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이후 미국산 원유보다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 업체들은 미국산 원유 도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원유 수출 금지 해제 이후 국내 최초로 미국산 원유를 도입한 곳은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도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4월 200만 배럴 가량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를 마쳤다.
이날 국내 정유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까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국내 정유 업체들은 중동산 원유와 미국산 원유를 동시에 사용하게 됐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라 미국산 원유를 도입할 가능성이 낮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미국산 원유 도입은 0%인 한미 FTA 협정세율과 한국 정부의 원유도입선 다변화 정책, 그리고 운임절감 등으로 경쟁력 있는 원유 도입이 가능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