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동아ST 등 갑질‧리베이트 의혹… 의약품 매출에는 영향 없단 견해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잇따른 잡음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제약업계는 대형품목 매출이 성장하며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논란에 따른 주가하락은 있을 수 있겠지만, 체감할 만한 매출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 상승에도 제약사 주가는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는 판매관리비 및 연구개발 비용 절감으로 수익을 개선한 데 대한 부정적인 시선 탓도 크지만, 리베이트 및 오너 갑질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도 작용했다.

최근 종근당은 ‘오너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장한 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막말과 폭언을 하며 불법운전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동시에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없이 선물해 약사법 혐의를 위반했다는 혐의도 있다. 

 

지난 2일 이 회장은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경찰 조사를 다 받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제약사들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인 ‘리베이트’ 문제로 곤욕을 겪는 제약사도 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횡령과 리베이트 문제 등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회사자금 720억원을 빼돌렸다는 혐의와 의료기관에 리베이트 55억원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받았다.

앞서 동아쏘시오홀딩스 그룹 외에도 다수 리베이트 제약사가 약가인하 처분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동아ST를 포함한 다수 리베이트 제약사 의약품 142개에 약가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리베이트 금액과 처방액에 따라 평균 3.6% 인하됐다. JW중외제약, 대웅제약, 노바티스 등이 불법 리베이트로 약가인하가 이뤄졌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종근당과 동아ST 등 논란이 일어난 제약사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대형품목 매출 유지로 상반기 호실적을 보였던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이번 모럴해저드 논란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일반의약품(OTC) 매출은 영업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일반약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의사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ETC)에 비해 매출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약의 경우에는 고정 소비층이 있어 단기적 악재에 쉽게 매출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경우에는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일각에서 불매 운동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일반의약품 비중이 7%다.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에게 중요한 수익원인 전문약 매출은 임상 실패 등 요인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더라도 처방받아야 하는 전문약 같은 경우에는 영향이 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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