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력예비율 34%…신규 설비 가동으로 14년만에 30% 넘어


폭염이 계속된 3일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에어컨 실외기가 풀가동 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예년 이맘때면 폭염으로 인한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자주 전력 수급난을 겪어왔지만 올해는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수요는 별 차이가 없지만 새로운 전력 공급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력 공급량이 늘어서다.

6일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발전 설비예비율은 34%를 기록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발전 설비예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2003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발전 설비예비율은 전체 발전설비용량 가운데 전력 피크에도 가동되지 않는 예비 발전설비의 비중을 말한다. 즉 예비 발전설비 비중이 높을수록 전력 공급에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년 전 예측한 7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2029년까지 22%의 설비예비율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올해 7월에 해당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다.

예방정비 발전소 등을 제외한 실제 공급예비율도 지난달 12.3%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9.6%보다 상승했다. 지난달 일별 공급예비율을 보면 최저 12.3%부터 최대 42%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력예비율이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증설될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력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고리 1호기 등 발전기 5기가 폐기되면서 약 2GW 규모의 설비가 줄었지만, 신고리 3호기, 태안 화력 9호기, 삼척그린 화력 2호기 등 발전소 18기, 약 15GW의 설비가 새로 들어서면서 전력 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기준 설비용량은 지난해 7월 100GW에서 113GW로 13GW 증가했다. 올해 전기 수요의 경우 최대 피크치는 84.59GW로 역대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한 지난해 8월 12일의 85.18GW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력업계 통계는 실제 발전소의 가동·폐기 시점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산업부가 집계하는 공식 통계와 약간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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