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할 듯…무료‧유료 무엇이건 변수 존재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 / 사진=셔터스톡

페이스북(Facebook)이 곧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페이스북 TV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첫 작품보다 더 뜨거운 관심사는 향후 사업방향이다. 무료모델을 유지할지, 가입자 기반 유료 서비스를 개시해 넷플릭스와 정면대결을 펼칠지가 아직 미지수기 때문이다. 두 길 중 어떤 걸 택하더라도 페이스북은 순탄치 않은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4일 관련업계와 외신을 종합하면 페이스북이 이달 중순 첫 오리지널 TV 프로그램 에피소드를 공개할 전망이다. 당초 페이스북은 해당 에피소드를 지난 4월에 공개하려다가 연기했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6월 중 해당 콘텐츠가 등장한다고 보도했었다. 물론, 실제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 TV 에피소드가 8월 중순에 나온다. 일부는 이미 완성됐다”면서 “첫 프로그램 출시 공개 후에도 순차적으로 TV 쇼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공개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뉴스피드(News Feed)가 아니라 뉴비디오 섹션(New Video Section)에 실린다. 페이스북 TV나 페이스북 비디오라는 표현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우선 페이스북은 저예산의 단편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에게는 무료로 배포된다.

그렇다면 제작비를 어디서 충당할까? 외신에는 저예산(inexpensive)이라는 표현만 쓰일 뿐 구체적 숫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에 나오는 프로그램의 경우 10분~20분 내외 단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십만 달러 내외 제작비가 쓰였을 전망이다. 굳이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더라도 무리가 가지 않는 규모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은 지난 6월 페이스북이 저예산 쇼 뿐 아니라 넷플릭스가 내놓는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드라마에도 도전할 것이라 보도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케이블 TV쇼 형태의 프로그램을 내놓을 거라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이 굳이 10분 내외 콘텐츠만 내놓기 위해 TV산업 전문가들을 영입하지는 않았으리라는 해석이다.

그렇게 되면 제작비 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1에 약 1억달러(한화 1124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 시리즈는 시즌 5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이 30분짜리 TV쇼를 내놓더라도 편당 300~400만 달러 수준의 제작비는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당장은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막대한 광고수익이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페이스북은 2분기에 모바일 광고만으로 80억달러(한화 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76억달러이던 시장 전망치마저 뛰어넘은 수치다. TV 콘텐츠가 나오면 광고매출 성장세는 더 탄력 받을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앞뒤로 광고를 덧붙이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수익모델과 같은 형태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원하는 건 광고매출 뿐일까? 여기서 블룸버그의 보도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이 넷플릭스(Netflix), HBO 같은 가입자 기반 서비스까지 추진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뜻이다.

유료 가입자 기반 서비스가 반드시 기회의 땅인 것은 아니다. 유튜브 레드(Youtube Red)가 단적인 사례다. 레드는 구글(Google)이 운영하는 가입자 기반 유료 서비스다. 구글은 유튜브에서 광고를 콘텐츠에 곁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레드에서는 사용자에게 돈을 받고 광고를 없앴다. 레드의 경우 돈을 낸 가입자들에게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제공한다.

그런데 최근 구글이 유튜브 레드와 구글 플레이 뮤직을 통합하겠다는 복안을 공개했다. 새 서비스 출시를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유튜브 레드의 성장지체가 주된 영향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튜브 레드가 선발주자인 넷플릭스나 아마존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쉽게 따라잡지 못한 탓이다. 이런 가능성은 페이스북 TV에도 그대로 상존한다.

페이스북이 어떤 길을 택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무료를 유지하려면 콘텐츠에 끊임없이 광고를 끼워넣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가입자 기반 서비스를 개시하려면 압도적 경쟁자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한 미디어산업 관계자는 “일단 이달 나오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봐야 (페이스북이) 앞으로 어디까지를 목표로 하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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