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9조 5800억원,KB국민銀이 가장 많이 늘어…사상최대 순익 발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이 가계대출에 치중하는 은행권의 영업 관행을 겨냥해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도 어김없이 가계대출에 기댄 이자이익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 실적과 관련해 "은행 수익 원천이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 전당포식 영업행태다. 이게 바람직한가"라고 지적했던 내용을 실적을 통해 그대로 드러내 보인 것이다. 가계 대출에 기댄 은행 영업 상승이 국가 경제와 서민 소비 진작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이 발표한 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들의 전체 상반기 순이익은 총 4조3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3.7%(1조948억원)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는 규모다. 또 4대 은행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총액의 80.05%를 이미 달성했다.

시중은행 4사의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순이익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 1조2092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2.7% 급증했다. 신한은행 역시 1조1043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1조321억원, 99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각각 51.6%, 25% 성장했다.

이번 당기순익 성장은 4개 은행이 기록한 9조5800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까지 대출 규모를 늘려 온 은행들이 올해는 대출 리스크 관리를 요구한 정부의 조치에 따라 대출이자를 높이면서 이자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2조5850억원 이자이익을 거뒀다. 전년 상반기보다 12.1% 급증했다. 신한은행 이자이익 규모는 2조3814억원이다. 지난해보다 10.1% 늘었다. 우리은행은 2조551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늘었다. 하나은행도 이자이익이 7.2% 상승한 2조138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4대 은행 모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2분기에 1.72%를 기록, 전분기보다 0.06%포인트 늘었다. 신한은행은 1.56%로 0.03%포인트, 하나은행은 1.48%로 0.04%포인트, 우리은행은 1.45%로 0.01%포인트 등 모두 예대마진 증가로 인한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봐도 은행들이 예대마진 차이를 늘리며 이자 수익을 거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은행 예대마진은 1.88%를 기록했다. 지난해 1.78%에서 올해 들어 1분기에만 0.1%포인트가 뛰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고, 우리은행도 1.75%로 0.09%포인트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1.48%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4대 은행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한, 우리, 하나은행 가계대출 비중은 1999년에 각각 23.9%, 28.3%, 25.2%였지만 지난해말에는 51%, 54%. 53.7로 20%포인트가량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기업대출보다 안전 채권으로 인식한다"며 "기업이 부도나거나 가계 수익이 줄어도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건 가계 대출이다. 지난해까지 급격히 늘어난 가계대출에서 나오는 이자로 시중은행 호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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