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밀스·모닝죽 등 간편식으로 유통 확대할 것

 

먹는 데 ‘일가견’이 있던 청년들은 4년 전 한 스타트업을 만들게 됐다. 그들은 모두 요리나 맛집 찾기를 좋아했고, 식품공학과 전공도 두 명이나 있었다. 마케팅, 교육 등 여러 사업을 거쳤지만 결국엔 식품업을 택했다. 거창하지만, 식품업계를 뒤집는 ‘혁신’을 만들고 싶었다. 소비자 생활수준은 높아지는데 식품 산업은 정체돼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인테이크는 2013년 세워진 스타트업으로, 간편 대용식과 건강간식,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스포츠용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먹는 것과 섭취하는 것은 다르다’는 신념으로 기존 식문화를 한단계 높이는 게 인테이크의 목표다. 삶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식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셈이다.

첫 창업을 시작했던 2010년부터 단 한명의 이탈자도 없었다. 창업동아리부터 지금까지, 창업자 4명은 함께 인테이크를 이끌고 있다. 이유를 묻자, ‘그만둬야겠다’는 고민 자체를 안해봤다고 답했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이제는 신뢰가 쌓여 각자 맡은 분야를 존중해주게 됐단다. 도전을 좋아하는 성향이 닮았다는 인테이크 창업자 한녹엽 대표(이하 한), 김정훈 이사(이하 김), 조헌 이사(이하 조), 조영일 이사(이하 영)를 25일 오전 10시 서초구 명달로 사옥에서 만났다.

네분 다 같은 서울대 창업동아리 출신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을 시작하게 됐나.

한: 우리는 서울대 벤처네트워크라는 창업동아리에서 만났다. 창업동아리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다. 창업 붐이 불면서 회원들이 모이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쉽게 가입하지는 않지 않나. 창업동아리에서 뭉쳐있다보니 내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다 자기’라는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떠오르는 것을 다 만들어보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그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영: 모든 사람들이 창업을 염두에 두고 동아리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관심만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실 창업동아리는 생산적인 일만 하지 않았다. 가장 많이 했던 것은 만나서 노는 거였다. 놀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창업 준비 중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 초반엔 시행착오가 많았다. 일단 돈이 없어 힘들었다. 창업 시작 후 2년간 따로 투자를 받지 않았다.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형식이었다. 확장과 성장이 상대적으로 느려 시행착오가 많았다. 경험이나 내공이 없는 재학생일 때 창업을 시작한 탓도 있다. 자기발전을 해나가며 사업 역량을 키워냈다.

조: 제조업은 IT나 콘텐츠들보다 돈 문제가 크게 다가온다.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그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생산해야하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규모가 나와서 자본이 순환된다.

 

 

25일 오전 10시 서초구 사옥에서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가 가루형 대체식 '밀스'를 소개하며 인터뷰 중이다. / 사진=노성윤

밀스, 모닝죽 등 인테이크 제품들은 함께 기획한 것인가.

한: 제품 아이디어나 개발 포인트는 전 멤버가 함께 한다. ‘인테이크 톤’이라는 제품 개발회의가 따로 있다. 하루에서 이틀 국내외 시장조사를 나가 신제품 기획을 낸다. 서로 PT로 경쟁하기도 한다. 투표 후 상위권 제품은 최대한 출시하려고 노력한다. 인테이크는 맛있는 음식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생활패턴을 살피고, 그에 맞는 섭취식품을 개발한다. 모닝죽은 고질적인 아침 결식을 해결하는 데서 출발했다. 아침을 굶는 대신 쉽고 간편하게 죽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밀스라는 제품 또한 간편한 가루형 간식이다. 동시에 식사 대신 먹을 수 있는 영양적 요소도 넣었다.

대체식은 다이어트식이라는 편견이 많다. 주 고객층도 여성이다. 이런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 주 고객층은 실제로 20~30대 여성이 55% 정도다. 브랜드 타깃도 그렇고, 주로 여성들이 많이 찾는 것은 맞다. 그러나 대체식을 보편화하자는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밀스같은 경우에도 400kcal다. 우유와 함께 마시면 남성들에게도 충분한 열량을 제공한다. 제품군에 따라 타깃을 세밀하게 정한다.

기존 식사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대체식이 생소할 수 있다. 때론 밥 대신 대체식을 먹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도 전통적인 식사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대체식만 먹으라고 권장하지 않는다. 매 끼니를 챙길 수 없는 사람들이 하루 한번 필요할 때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 대체식을 먹으며 시간과 비용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도 있다.

조: 보통 두 가지로 갈린다. ‘식사 대신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와 ‘밥도 안먹고 저런걸 만들어야 해’라는 반응이다. 인테이크는 대체식에도 견과 분태나 씹는 알갱이 등, 심리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려고 한다.

최근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늘려가고 있다고 들었다.

김: 일단 진출하지 못한 오프라인 시장을 집중하려 한다. 그동안 온라인 유통망을 주로 사용해왔다. 올해 올리브영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반응도 좋았다. 이밖에도 CVS(Convenience, 편의점) 채널 진출을 신경쓰고 있다. 인테이크 제품은 모두 ‘간편함’이 장점으로, 편의점에서 극대화 될 수 있다. 마트나 창고형 할인업체들도 접촉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식품 시장은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다른 인테이크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디자인 자체가 기성 제품과 다르다. 디자인은 제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수단이면서 소비자 관심을 끄는 요소다. 디자인을 보고 구매한 다음, ‘먹어보니 괜찮네’하며 재구매를 이끌어내는 게 주요 전략이다. 어떤 고객들은 상품을 알아볼 수 있게 포장지에 호박이나 고구마를 크게 넣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인테이크 브랜드는 특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접근한다. 이게 우리의 정체성이다.

: 아직 직접적인 경쟁 제품이 없다. 대체식과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은 간편 대용식이라고 본다. 삼각김밥 등 편의점 음식 말이다. 모닝죽은 간편함에, 밀스는 균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제품별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다른 대체 식품들과의 차이가 아닐까.

미국 대체식 시장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해외 진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인가.

김: 모닝죽은 미국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캐나다, 영국에서도 대체식을 찾다보니 여러 국가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중이다.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국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은 통해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 나라 생활패턴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일본에는 온라인 커머스 채널에서 팔고 있다.

앞으로 간편식 및 대체식 시장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한: 유통업계에서 대체식은 HMR(가정간편식)으로 취급된다. HMR은 여기서 또 세분화된다. 재료를 보내 소비가 요리하는 방식, 데우기만 하면 완성이 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도 있다. 상온 및 실온, 냉동 제품들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지금도 시장이 크다. 앞으로 더 커질거다. 인테이크는 이 시장에서 ‘간편성’에 집중하는 대용식으로 분류된다. 영양과 간편함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2017 목표가 있다면? 향후 계획은.

한: 많은 목표가 있다. 회사의 미션은 건강한 식문화 선도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관련 영상콘텐츠도 강화 중이다. 이밖에도 (인테이크는) 식품 데이터베이스 사업이나 건강식품 커머스도 운영하고 있다.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셈이다. 2020년 IPO(기업공개)를 통해 가장 ‘혁신적인 식품회사’로 불릴 수 있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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