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공장 완공식 이어 인도 신축공장 부지 시찰…3세 경영 초석 분석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소형 SUV 코나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또 해외로 나갔다. 올해 들어 13번째 해외 출장이다.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앞서 미리 미국 출장길에 오른 6월을 제외하면, 월 2회꼴로 글로벌 시장을 직접 찾는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3일 13번째 해외 출장지인 인도에 도착했다. 12번째 출장지로 중국 내 5번째 생산기지인 충칭 공장 완공식을 정한 데 이어, 인도서 올해 연말 착공 예정인 기아자동차 신축 공장 부지를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 부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7)에 참석해 미래차 전략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총 8개국에 달하는 해외 시장을 방문했다. 지난 2월엔 스페인 마드리드에 들러 현지 딜러망과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해외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매출 감소가 정 부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와 같은 현대차 미래 전략을 주도했지만, 해외 출장은 9번에 그쳤다.

올해 들어 현대차가 겪고 있는 해외 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한반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 이후 이어진 중국 내 반한 감정 악화로 현대차의 중국 내 차량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급감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의 기술 성장에 따라 가격 경쟁력마저 잃었다.

미국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5만4507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6만7511대보다 19.3%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했다. 19% 넘는 판매 감소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정 부회장은 최근 중국 출장길에 올라 중국 정·관계 인사를 직접 만나는 등 사드 해법 모색에 열을 올렸다. 또 정 부회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에 앞서 소형 SUV 코나 출시에도 직접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이번 인도 출장에서 역시 현지법인을 찾아 판매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인도 정부 관계자와 만나 기아차 공장 건설에 대해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 시장은 미국·중국 시장과 달리 현대차 판매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시장이다.

한편 정의선 부회장의 잇따른 해외 출장 행보가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위한 초석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향후 글로벌 정보통신(ICT)업체와의 협업 도모 전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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