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지 마트서 김 반응 좋아… 현지식 접목시킨 K푸드, HMR로 카테고리 확대 계획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다음달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이번 미국행은 이 회장이 4년 만에 경영 복귀한 후 나서는 첫 해외출장이다. 특히 CJ그룹이 2020년까지 미국 내 매출을 약 3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이 문화콘텐츠·식품·바이오 등 현지 사업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CJ그룹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 당시, 향후 5년 간 미국에 105000만달러(한화 약 12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액은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부문 생산공장 신규증설, CJ대한통운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인수합병 등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가 차려낼 새로운 북미 식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CJ제일제당 미국 비비고 만두. /사진=CJ제일제당

CJ그룹의 미국 내 식품사업에서 만두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현재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제일 잘 팔리는 만두다. 미국 만두시장에서 25년간 독식해온 만두 브랜드 링링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만두를 앞세워 2010년 미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비비고만두는 ·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FTA의 좋은 예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만두의 선전은 CJ의 공격적인 투자 덕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이 가동 중이다. 이들 두 공장에서는 연간 1만톤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동부지역에 세 번째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역시 만두 공장이다.

 

보편성에 더한 현지화 전략도 만두 인기의 이유로 꼽힌다. 아시아의 만두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라비올리 등도 결국 큰 틀에서는 만두다. 이렇듯 만두가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 보편화 된 음식이기 때문에, 다른 로컬 음식보다 빠르게 현지에 안착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아울러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반영해 치킨 만두도 개발됐다.

 

이제는 만두, 그 다음 타자를 찾는 게 CJ의 화두다. CJ가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식품 분야의 수퍼루키가 무엇이 될 지에 대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만두뿐 아니라 냉동식품, 현지식의 특징을 반영한 K푸드 제품, HMR(가정간편식) 등으로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지 마트에서는 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큰 비중은 아니지만 양념장이라던지, 고추장 등도 글로벌 전략 제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 제품은 국내서 만들어져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현지 반응을 살피지 않은 채, 공장을 지어 생산에 돌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일단 수출을 통해서 현지인들이 어떤 제품을 소비하고 선호하는 지 등을 확실하게 검증하며 시장 가능성을 따져본다면서 현재 국내에서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고, 해외 인프라도 확충 중에 있다. 문화콘텐츠 통해서도 한국 음식과 제품의 인지도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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