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0일만에 1000개 판매… 친숙함은 그대로, 편리성은 높여

제 6화. 죠, 크, 박


1980년대 클래식의 반격이다. 1983년 죠스바, 1985년 스크류바, 1986년 수박바가 2017년 빙과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단, 옷을 갈아 입었다. 고온에 속수무책 손을 타고 줄줄 흐르던 바 형태에서 파우치 형태로 변태(!)했다. 포장 디자인은 클래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하여 2017년 죠스아이스, 스크류아이스, 수박아이스다. 앞 글자를 따 죠, 크, 박. 친근함은 살리고, 편의성은 높였다. 

 

성적은 한 마디로 대박이다. 롯데제과 죠, 크, 박은 출시 첫 달에 300만개가 팔렸다. 이어 출시 50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2003년 설레임 이후, 이들 3총사는 국내 빙과 신제품 중에서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 수박아이스, 스크류아이스. /사진=박견혜 기자
1000만개가 팔리는 동안 단 1개도 먹어보지 못했다. 결국 중복까지 왔다. 그렇게 중복을 빌미로 먹어보기로 한다. 점포와 점포를 걸어서 이동했다. 가는 곳마다 죠스가 없다. "사장님 죠스 없나요?" 아쉬운 듯 물으면 '죠스 찾을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의 표정으로 "거기 없으면 없는 거에요. 인기가 많긴 해요"라고 한다. 결국 죠를 제외한 크, 박만 먹어봤어요.

 

여름엔 수박이다. 그래서 수박아이스부터 먹어본다. 파우치 형태라 뚜껑만 돌려 먹으면 된다. 녹이거나 핥을 필요 없이 손으로 몸통을 비틀어 짜면 된다. 맛이 수박바다. 86년부터 그랬을 그 맛! 색도 수박바다. 다만, 초록맛 빠진 수박바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박바의 빨간 과육(?) 부분만 걸러 슬러시 형태로 주머니에 넣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거꾸로수박바'가 인기인 이유는 바로 '초록맛'의 감질을 대폭 해소했다는 데 있다. 

 

나는 수박바의 초록이 맛있는데, 빨강만 다량이고 초록은 소외돼 있는 것이다. 빨강을 견딘 후에야 드디어 초록을 먹을 수 사람들에게, 충분한 초록의 맛을 열어준 것이 거꾸로~의 성공 요인이다. 반면 수박아이스는 더욱 쉽게 빨강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젠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서 초록일까 빨강일까 정하기만 하면 된다. 초록 편은 거꾸로~를, 빨강 편은 수박아이스를 먹으면 된다. (덧, 지인이 거꾸로수박바를 먹고 "맛있어서 미쳐버려"라고 했다. 봉지를 뜯고 거꾸로~의 모습을 보니 초록을 꾸준히 무진장 먹을 수 있겠다며 아득한 기분이 든다. 초록 팬들에게 정말 맛있어서 미쳐버릴만한 맛이었다.)

 

스크류아이스는 수박아이스와 같은 논란(?)이 없을 맛이다. 우리가 아는 그 스크류바가 곱게 갈려 주머니에 들어갔다. 깨물면 아삭하게 부서지는 스크류바의 식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스크류아이스를 먹으면 된다. 쉽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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