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도입 대비…KDB생명, 2년차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 확대

KDB생명 노조에 따르면 KDB생명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기존보다 확대해 2년 차 이상 전 직원 중에서 희망퇴직자를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중소형 생보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험사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위해 고심 중인 가운데 특히 중소형 생보사들이 지점 축소,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쉽게 인력을 감축하기 어렵고 부당해고나 부당전출 등을 할 경우 업계와 노조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긴축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보험사마다 지점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줄이는 등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KDB생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달부터 20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받은 희망퇴직자가 50명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DB생명 한 관계자는 "사측이 희망퇴직 대상자를 2년 차 이상으로 확대하고 복지를 줄이겠다는 등 내용을 지난 21일에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며 "희망퇴직을 하려는 직원이 없다 보니 나온 것이다. 위에서부터 나갈 생각이 없다보니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기존에 희망퇴직 대상자를 45세 이상·2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했다. KDB생명은 인건비 300억원 감축을 목표로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자구책을 내놨다. 하지만 희망퇴직자가 예상보다 적어 2년 차 이상 전 직원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KDB생명은 지점 통폐합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전체 지점 중 약 5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행중이다. 없어지는 지점의 지점장과 직원은 남은 지점으로 재배치되거나 본부로 발령 받는다.

KDB생명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사측 계획보다 적게 들어왔다"며 "위에서부터 나가려는 분위기가 안 되다 보니 모두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점을 대폭 줄이다 보니 지방에서 본부로 올라오는 직원이 있다"며 "기존에 지점이 너무 많았던 부분이 있다. 지점을 줄여 체질 개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도 최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지난달 30일자로 경영기획실장(상무), 마케팅실장(상무), 준법감시인(상무보), 리스크관리실장(상무보), 투자금융팀장(상무보), 방카영업본부장(상무보)이 사임했다.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영업현장 조직 정비에 따른 후선 영업지원 조직 개편을 실행한 것이다. 이에 신탁팀, 변액사업팀으로 구성된 신사업본부와 CPC기획팀(경영기획실 편제)을 신설했다.

또 흥국생명은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생산성이 낮은 60개 지점을 없애고 대형 금융플라자 22개를 10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대신 고객지원서비스 창구를 기존 7개에서 15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흥국생명 노조가 사측이 무리한 지점 통폐합에 따른 인력 감축을 한다며 반발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앞서 3월말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350억원)·후순위채(150억원) 발행 등을 통해 RBC 비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흥국생명의 RBC 수치가 150%를 넘으며 은행에서 방카슈랑스 상품을 다시 판매하게 됐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20일 사모 방식으로 6년 만기 후순위채 8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지난달 26일 9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이후 한 달 만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후순위채를 통한 자본확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라이프 RBC비율은 150%다. 지난해말보다 9.8%포인트 떨어졌다.

또 현대라이프생명은 임금 피크제로 실질적 감원을 시도했다. 이밖에 AIA생명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알리안츠생명, 신한생명 등도 최근 1년사이 인력을 줄였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시가 뜨기 전까지 중소생보사 인력 줄이기 등 체질개선 노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며 "RBC비율을 최대한 맞춰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직원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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