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실리면으로 진짜 파스타 느낌 살려… 알리오올리오맛 과자는 합격점

과자다. 그런데 파스타맛이 난다. 이전까지 과자라면 감자칩, 고구마칩, 새우칩, 초코칩, 나초칩, 그러다가 허니칩 정도였다. 다양성보다는 기존 감자칩에 양파맛이나 매운맛을 더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변주를 줬다. 이젠 그 한계가 온 것일까. 파스타맛 과자가 등장했다. 

 

제 5화. CU 까느보나라·알리오올리오 맛 스낵

 

CU 까르보나라맛, 알리오올리오맛 스낵 /사진=박견혜기자
지인이 “이거 먹어보자”고 했다. ‘이거’를 가리키는 손 끝에는 알리오올리오맛 스낵이 있었다. 지인은 계속 이거 재밌겠다. 궁금해. 이거 먹어보자고 했다. 한 그릇에 2만원에 달하는 파스타를 재미로 먹어볼 순 없지만, 한 봉지에 1000원인 과자는 (어차피 살거라면) 재미로 먹어볼 만했다. 알리오올리오 맛 옆엔 까르보나라맛이 있었고, 그렇다면 저걸 먹어도 역시나 재미있겠다 싶어 두 가지 맛을 모두 샀다.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는 올리브유와 마늘, 소금, 후추 등으로 맛을 낸다. 알리오올리오맛 파스타는 올리브유와 마늘의 심오한 맛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봉지를 뜯자마자 튀어나오는 건 푸실리(꼬불꼬불 돌돌 말린 나사 모양 파스타 면) 모양의 과자였다. 파스타 과자 답게 모양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푸실리 과자 겉면에서는 빨간 가루가 묻어있다. 매콤한 맛을 낸다. 파스타의 페퍼론치노 역할을 하나보다. 푸실리 사이로 8g 짜리 튀긴마늘슬라이스 2봉지가 보인다. 흔들어보니 바삭하게 튀겨진 저민 마늘이 찰찰 움직였다. 까보니 정말 마늘! 과자에서 진짜 마늘을 만나다니. 성심껏 모방하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마늘슬라이스를 푸실리 과자와 섞으면 된다. 마늘슬라이스에는 소금간 정도만 돼있다. 기본 과자 맛은 심심하다.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맛도 심심하다. 그 심심함이 결국 알리오올리오의 정수인데, 과자가 그 매력을 따라하고 있었다. 

 

알리오올리오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면만 먹어도 담백하고 맛있지만, 역시 백미는 마늘과 면을 함께 먹었을 때다. 이 과자도 그렇다. 푸실리 과자와 마늘 슬라이스를 함께 먹을 때, “히히히” 헛웃음이 난다. 알리오올리오랑, 비슷해.

 

까르보나라맛 파스타는 살아오면서 내내 먹어본 맛이다. 이태리 정통 까르보나라는 크림없이 어계란 노른자와 베이컨 등으로 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까르보나라는 걸쭉한 크림소스 파스타다. 

 

어떤쪽일까. 크림 맛이 느껴지지 않은 걸 보니 이태리 정통인걸까? 까르보나라맛이라기 보다는 적당히 느끼한 일반적인 스낵이다. 알리오올리오 스낵의 마늘처럼 힘 준 부분 없이 무난한 과자다. 

 

과자다. 맛이 없어도, 맛이 있다. 특히, 맥주랑 먹는다면 이 모순은 언제나 참인 명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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