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고 사죄…취재진 질문 안 받고 자리 떠나

 

14일 서대문구 충정로 본사에서 이장한 회장이 취재진 질문도 받지 않고 대강당을 떠나고 있다. / 사진=뉴스1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인 막말과 폭언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전날 이 회장이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폭언한 내용을 담은 녹취파일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종근당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종근당 본사 15층 대강당에서 이장한 회장의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사죄하게 되어 죄송하다”며 준비한 사과문을 읽었다.

이 회장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일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드린다. 저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이번 일로 크게 실망하셨을 종근당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과 임직원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에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한없이 참담한 심정이다”며 “따끔한 질책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여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상처받으신 분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또한 찾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숙의 시기와 방법, 사과방식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 회장은 취재진 질문도 받지 않은 채 급히 자리를 빠져나갔다. 사과문 발표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았다. 종근당 측은 “사건 당사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먼저 언론을 통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추후 당사자를 찾아가 사과를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전날 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에 수시로 폭언을 했다는 주장과 녹취록이 한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녹취록에서 이 회장은 ​도움이 안 되는 XX​, ​XX 같은 XX. 너는 생긴 것부터가 뚱해가지고…​, ​아유 니네 부모가 불쌍하다. 불쌍해​, ​운전하기 싫으면 그만둬 이 XX야. 내가 니 XXX냐​ 등 막말을 쏟아냈다.


이장한 회장은 종근당 창업주인 고(故) 이종근 회장의 장남으로 종근당과 지주사 종근당홀딩스, 계열사 종근당바이오, 경보제약 등의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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